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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D사는 어차피 문을 닫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D사를 합병한 계열사는 내가 취급하고 있는 화학제품과는 전혀 상관없는 회사이다. 따라서 D사가 문을 닫게 되면 결국 화학제품사업은 합병한 계열사에 남겨지게 되는 것이 아니고 기존의 D사 직원들이 나눠서 가지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이 가장 힘든 것이 사업 창출이고, 기존에 다니던 직장에서 맡던 일을 가지고 나와서 계속 할 수 있다면 '베스트 케이스'일 것인데,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근무하던 직원이 그만두면서 하던 업무를 들고 나가는 걸 두 눈 빤히 뜨고 지켜볼 회사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D사는 문을 닫을 회사이고 그 업무는 기존에 하던 사람이 나눠서 맡아서 해주지 않으면 할 사람이 없는 일이니 당당하게 기존에 하던 업무를 독립해서 개인사업체를 차려서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나 보다 더 늦게 퇴사를 한 사람들 중에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자신의 업무를 들고 나와서 당당하게 거래처에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 경우가 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그만두고 싶은 시기가 온다. 개인적으로 이유가 다양하겠지만 그렇게 고민하다 실제로 그만 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그런 결정을 하기 전에 감정을 좀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생각하고 계획을 수립하기를 권한다. 오늘 당장 사표를 던지고 싶더라도 참고 최소한 3개월 이상은 퇴직 후의 살 길을 직장을 다니면서 마련하기를 바란다. 혹시 본인은 퇴직하고 싶지 않지만 회사에서 먼저 해고를 통보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3개월 정도는 버틸 수 있다. 어떤 회사도 지금 해고 통보를 하면서 당장 출근을 하지 말라고는 하지 않는다. 혹시 회사에서 그렇게 강력하게 나온다면 ‘새로운 직장을 구할 때까지 3개월만 시간을 달라. 3개월 후에는 반드시 그만 두겠다.’고 하면 어느 회사든지 ‘안 돼! 지금 당장 그만 둬야 돼!’라고 우기는 회사는 없다.
그렇게 회사와 협의가 되면 그 3개월 동안은 월급은 꼬박꼬박 나오지만 나의 근태에 대해서 간섭하는 사람은 없다. 마치 군대에서 전역 명령을 받고 대기하는 개구리 병사와 같은 신세가 되는 것이다. 자리를 비운다고 뭐라고 하면 ‘다른 직장에 입사지원서를 넣었더니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해서 갔다 왔다’고 하면 되고, 아침에 늦게 출근한다고 뭐라고 하면 ‘아침에 취업정보센터에 정보 보러 갔다가 오는 길’ 이라고 하면 그만이다. 이것 말고도 핑계거리는 많다. 그러면서 시간을 벌어서 개인 사업을 준비하면 된다.
이건 확실하다. 어떤 이유에서건 회사에서 나를 해고하기로 마음먹었으면 그 생각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D사를 그만둔 것처럼 너무 서둘러 결정하지는 말기 바란다. 어떤 결정은 빨라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가능하면 직장생활을 계속하면서 자기 사업의 기반을 닦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