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즐길 수 있는 사업을 선택하라

by 이영범

직장인이 여유시간을 이용해서 사업을 하려면 일단 그 사업이 재미가 있어야 한다. 하루 종일 직장에서 업무에 시달리다 퇴근해서 하기 싫은 일을 하라고 하면 아무리 돈이 된다 하더라도 일을 하기가 싫어진다. 그래서 “월급으로 충분히 먹고 살만한데 왜 퇴근해서 쉬지도 못하고 그 일을 해야 돼?” 라고 하게 되고, 당연히 사업은 성과가 없게 된다.


S신용카드사에서 근무하는 K차장은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사내에서 멋쟁이로 통한다. 키가 크고 몸매가 날씬한 그는 특히 바지에 관심이 많아서 바지는 자신이 직접 골라서 구매한다. 한 번은 우연히 외국 쇼핑몰에 접속했다가 평소 국내 쇼핑몰에서 보지 못했던 디자인의 바지를 발견하고는 한 벌 구매해서 입고 출근했더니 직원들이 바지가 멋있다고 하면서 다음에 사게 되면 자신의 것도 한 벌 같이 구매해달라고 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아서 어깨가 으쓱해졌다.


그로부터 얼마 후 바지를 한 벌 더 구매하기 위해서 기존에 구매했던 그 외국 쇼핑몰에 접속하여 바지를 결정한 후 결제를 하려고 하다가 문득 지난번에 직원들이 했던 말이 생각나서 두 벌을 샀다. 한 벌을 사든 두 벌을 사든 배송 비는 같으니까 오히려 원가가 낮아지는 효과도 있었고, 혹시 팔리지 않으면 자신이 입으면 되니까 부담 없이 두 벌을 샀다. 제품이 도착해서 입어보니 예상대로 마음에 들었고, 한 벌은 자신이 입고 한 벌은 직원들한테 팔려고 생각하다가 혹시나 싶어 재미 삼아 국내 인터넷쇼핑몰에 판매 등록을 해봤다. 그런데 판매 등록을 하고 하루 만에 팔리는 바람에 부랴부랴 포장하고 배송하느라 혼이 났다.


용기를 얻은 K차장은 이번에는 바지를 다섯 벌을 구매했다. 이번에 산 바지는 K차장 본인은 입지 않고 오로지 판매를 목적으로 신경을 써서 구매를 했고, 인터넷쇼핑몰에 판매 등록하는 방법을 조금 더 세부적으로 공부했고, 결제, 포장, 배송 등에 대한 절차도 조금 더 세부적으로 공부를 했다. 다섯 벌의 바지는 예정대로 정해진 날짜에 도착했고 사전에 공부한 대로 인터넷쇼핑몰에 판매 등록을 했더니 한 벌씩 차례차례 팔려나갔다. K차장은 저녁에 퇴근 후 판매를 확인한 후 부인에게 포장과 배송을 부탁했고, K차장이 아침에 출근하고 나면 부인은 K차장이 부탁한 대로 포장 후 배송을 하였다. 바지 한 벌에 2만 원 정도의 수익을 얻어 부인과 반반씩 나눠 가지니 부인은 공돈이 생겨서 좋고, K차장은 자신이 사업을 해서 돈을 벌었다는 생각에 자신이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K차장은 고민에 빠졌다. 이 사업을 더 키우고 싶은데 제약조건이 있다는 것이다. 개인이 자신의 소비를 목적으로 외국 제품을 수입할 경우에는 전문 수입업자들처럼 수입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고, 관세와 부가가치세 같은 세금도 면제가 되는데, 그 규모에 제한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약 K차장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조금 더 키우고자 한다면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자의 명의로 정식 수입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관세와 부가가치세뿐만 아니라 수입 통관 절차를 거치는 데 추가로 비용이 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일련의 절차를 준비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필요하면 부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부인 명의로 사업을 진행하면 되기 때문이다. K차장이 걱정하는 것은 가격경쟁력이다. 정식 수입의 경우 8%의 관세와 10%의 부가가치세, 그리고 관세사 비용 등이 소요되는데, 과연 구매가격이 지금 그냥 일반 소비자의 자격으로 수입했을 때 보다 20% 정도 상승했을 때 제대로 판매가 될 지 알 수 없다는 것이 그가 이 사업을 선뜻 키우지 못하는 이유이다.


K차장은 지금 법적인 한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규모를 맞춰가면서 조금씩 거래를 하고 있다. 지금 K차장은 행복하다. 이 일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고, 이 일을 하고 있으면 즐겁기 때문이다. 퇴근 후 판매 결과를 확인하고 부인에게 포장과 배송을 부탁하면서, 이번 거래로 얼마나 남았으며 나중에 결제가 완료되면 얼마씩 부인과 나누겠다는 약속을 하는 일련의 일들이 너무나 즐겁다. 자신은 그동안 오로지 직장에서 일만 열심히 하고 한 달에 한 번씩 나오는 월급만 바라보고 살았는데,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월급날이 아닌 날에 수입이 생기니 그 기쁨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또한 매달 월급날에 받던 생활비로만 살림을 하던 부인도 가끔 그 부수입으로 애들에게 치킨이라도 한 마리 사주면 애들이 “엄마, 갑자기 웬 치킨이에요? 잘 먹겠습니다.” 라고 할 때 기분이 흐뭇하다.


사업가와 직장인은 달라야 한다. 직장인이 사업을 하려면 사업을 잘 선택해야 한다. 그 기준의 첫 번째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업이어야 한다. 직장인들이 직장에서 하루 종일 업무에 시달리다 귀가하여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대상들을 잘 살펴보라. 그것이 인터넷 게임이든, TV 프로그램이든, 책이든, 그것들은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 힘이 들더라도 피로가 풀리고 오히려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 이제 귀가하여 그저 휴식만 하지 말고 내가 즐기면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 있는지 한 번 깊이 있게 고민해보라. 분명 누구나 하나쯤은 그것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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