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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하려면 비굴해 져야 한다. 공인중개사사무실을 운영하다 보면 20대 아가씨한테도 ‘사모님’ 소리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야 했고,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사람이 그저 상속받은 조그만 건물 하나 가지고 있어도 나한테는 건물주였으니 성실하게 ‘사장님 사장님’ 하면서 모셔야 했다. 그것이 장사다. 아마 내가 무역업을 할 때 나한테 누가 ‘전철에서 행상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 ‘그렇다’고. 직장인은 직장에서는 상사 앞에서 쉽게 자존심을 꺾는다. 하지만 직장을 나오면 엘리트 의식이 있어서 식당이나 술집에서는 대접을 받고자 한다. 하지만 잘 한 번 생각해 보라. 그 술집 주인은 당신이 머리를 조아렸던 직장내 상사의 이전 상사였을 수도 있다. 그 술집 주인은 아마 손님인 당신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주문을 받아갔을 것이다. 어쩌면 그 사람은 옛 직장의 부하의 부하한테 머리를 조아렸는지 모른다. 당신이 상추를 더 달라고 하면 상추를 가져다주고, 밥을 비벼주기도 하고, 테이블을 닦아주기도 한다. 당신의 직장 상사의 옛 직장 상사가.
당신도 그렇게 될 수 있다. 내 나이 지금 50대, 거래처의 옛 업무파트너는 팀장, 부장, 임원 등이고 나는 지금 그 옛 파트너의 부하의 부하인 사원 또는 대리와 업무 협상을 한다. 나하고 나이 차이가 스무 살 이상 난다. 아마 직장에서 과장인 여러분은 만약 상대편 거래처에서 대리급이 대담자로 나와도 기분 나빠할지 모른다. 급이 다른 직원을 내보냈다고. 하지만 직장을 떠나면 달라진다. 나이로는 임원급이지만 업무로는 사원급 또는 대리급인 사람이 나다. 그래서 나는 그러한 나이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일을 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 덕분에 내 몸과 마음이 젋은 지도 모르겠다. 신입사원과 말이 잘 통하는 걸 보면.
대기업 과장이라고? 내가 대기업에서 영업 담당할 때 얼마나 많은 거래처 사람들이 나한테 머리를 조아렸는데 어떻게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냐고?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자존심은 개나 줘 버려라. 아니 자존심을 개한테 주지 못하면 당신이 개처럼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자존심을 버려라. 자존심을 버릴수록 일이 잘 된다. 예전에 바보 코미디언이 한참 인기가 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슬립 코미디의 인기가 많이 시들었지만 한 가지 사람의 속마음에 영원히 남아있는 게 있다. ‘자기보다 잘 난 사람은 밉다’는 것. 사촌이 논 사면 배가 아픈 것은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러니 사업을 하려면 자존심을 죽이고 고객 보다 못나야 한다. 잘난 척은 혼자 집에서나 해라. 사업을 할 때는 자존심을 죽이고 고객 보다 무조건 못나야 돈을 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