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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범 Jan 13. 2021

눈은 말을 한다

애완견을 데리고 시골집에 놀러 갔다.

우리 애완견은 붙임성이 좋고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문제다 ㅋㅋ

시골집 마당에서 주변 분들이 놀러 오셨다.


사람이 많아지니 애완견이 난리가 났다.

이분 저분 왔다갔다 하면서 애교 부리고 손가락 핥고, 난리다.

동네 분들도 애완견이 귀엽고 예쁘다고 좋아해 주신다.

애완견 덕분에 마당의 분위기가 한껏 흥겹다 ㅎㅎ


그 중에 특히 눈에 띄는 분이 계신다.

웬일인지 애완견이 그 분에게는 애교를 안 부린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꼬기를 말고, 손가락을 내밀어도 안 핥고 고개를 돌린다.

인상이 좀 우락부락 하신 분이라 인상 때문에 그런가 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분은 보신탕을 즐겨 드신다고 한다.

아마 몸에서 보신탕 냄새가 나서 애완견이 애교도 안 부리고 손가락도 안 핥았나 보다.


하지만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니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그분의 눈빛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은 애완견을 보면서 어제 잡아먹은 개를 생각하셨을 것이다.

아마도 그 눈빛이 우리 애완견에게 읽힌 게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사람의 눈빛을 보고 그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

음탕한 눈, 순수한 눈, 탐욕스러운 눈, 욕심없는 맑은 눈 등등.

눈은 그 사람의 마음을 얘기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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