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가 자신의 입양을 처음으로 주변인에게 말했다.
2014년 4월 23일 수
봄이가 6살이 되고
집과 조금 더 가까운 어린이집으로 옮긴 후,
어린이집 첫 상담이 있었다.
봄이는
나의 염려와 걱정을 비웃기나 한 듯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모습으로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조금씩 뺀질거리고, 한 번씩 말도 안 듣기도 한다는데
새로 옮긴 어린이집이 꽤 편안한 것 같기도 하고
봄이가 많이 자란 것 같기도 하다.
6살이라 그런지 아님 어린이집이랑 잘 맞는 건지
예전 어린이집 다닐 때와 또 다르게 즐겁게 어린이집을 다녀주는 봄이!
작년보다 더 밝아지고 활발해진 모습이라 안심이 된다.
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조금 의외였던 건
봄이가 담임선생님께 했던 말이다.
선생님이 편안해서였을까?
신뢰하기 때문일까? 벌써?
무엇이 봄이를 툭 터놓게 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얼마 전에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다고 한다.
한참 이야기한 후, 다른 놀이할 때 사랑반 선생님께 다가가서
갑자기
그리고
조용히
"선생님, 나는 엄마가 한 명 더 있어요."
라고 했단다.
엄마인 나 이외에는 오빠와 아빠에게도 하지 않는 말이었다.
그래서 선생님께 그 이야기를 전해 듣자마자,
순간 놀랐다.
3월 초에,
사랑반선생님께,
봄이가 혹시나 자신의 입양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놀라지 말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별다른 일 아니라는 듯 반응해 달라고 부탁드렸었다.
봄이가 자신의 입양에 대해 갑자기 선생님께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입양이 특별한 것이 아닌
가족이 되는 다른 방법 중 한 가지 일뿐이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데
상대방이 입양사실을 알고 깜짝 놀라면
봄이가 조금 당황스럽거나 뭔가 크게 다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선생님께 조심스럽게 부탁드렸었는데,
입학한 지 2개월도 안되어 벌써 말을 했다고 하니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다행히 선생님께서도 웃으면서
“그래? 그렇구나.” 하시며 꼭 안아주셨다고 한다.
봄이는
선생님에게 그렇게 이야기 후,
친구들과 또 다른 놀이를 시작했고
선생님께서는
혹시나 싶어 봄이를 조금 더 관찰해 보았으나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고 했다.
선생님의 아무렇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반응과
따뜻한 포옹에
봄이도 자신이 뭔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던 것일까.
그렇게 일상으로 돌아가서 지내주어 고마운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