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를 보다 파양에 대해 처음 알게 된 봄이.
2014년 5월 23일 금
"엄마...
나 눈물이 나는데 울어도 되지?"
평소에 우리는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이라는 프로그램을 함께 보지는 않는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오늘 같이 보게 되었는데,
하필, 입양과 파양에 대한 스토리였다.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불임부부가 7살 연장아를 입양했는데,
입양을 하고 보니, 그 여자아이가 심장판막증이었다.
엄마는 아픈 아이를 계속 키우고 싶어 했지만,
시댁과 남편의 반대로 파양을 하게 된다.
마지막엔 아이의 빈자리로 힘들어하던 부부가
아이를 찾아가 용서를 구하고
다시 가족이 되는 해피엔딩이었다.
이야기 중간에,
아이 심장판막증으로 부부가 계속 싸우고,
파양이야기가 나올 때,
입양된 아이가 엄마에게 소원이 있다고 말한다.
그 소원이라는 게,
다시 보육원으로 돌아가는 거라고 했다.
그리고 그 아이는 파양 되었다.
봄이가 물었다.
“저 언니는 입양되었는데,
왜 다시 돌아가는 거야?”
봄이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조금 놀라고 당황했다.
봄이가 티비를 이렇게까지 집중해서 보는지 몰랐는 데다
입양 이야기가 나오지만, 파양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하거나 질문할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이유를 설명해 주었고
봄이는 눈물이 난다며 내게 안겨서 울었다.
“엄마에게 안겨있고 싶어.”
“엄마한테 안겨서 울고 싶어.”
“나는 엄마랑 있어서 좋아. 계속 안아줘.”
봄이는 그렇게 울면서 이야기했다.
무엇이 봄이를 그렇게 슬프게 했을까...?
봄이가 아프면,
우리도 티비에 나오는 부부처럼 계속 싸우다가
봄이를 떠나보내게 될까 봐 무서웠을까?
봄이가 울음을 그쳐갈 무렵
내가 차분하게 이야기했다.
“봄아.
아이를 입양하고 나서,
아프다고 다시 돌려보내는 입양가족은 거의 없어.
봄이도 아기 때 심장이 조금 아팠었는데,
엄마아빠가 봄이를 입양원으로 돌려보내지 않았잖아.
봄이가 나중에 크게 아프게 된다고 해도
우리가 늘 같이 있으면서 치료하고 지켜줄 거야.
그러니까 걱정 마!”
봄이는
이렇게, 말로 마음으로 확인받아야만
덜 아파한다.
그래서 마음이 조금 아프긴 하지만
그 말 몇 마디에 안정을 찾는 것 같아서
한편으론 다행이다.
봄이는 한참을 소리 내지 않고 조용히 울다가
잠이 들었고
다시 조용한 밤이 되었다.
나는 입양가족은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상을 살아내면서 작은 무언가로 인해
특별하지 않은 특별함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게 입양가족으로써의 삶을 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