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병에 담긴 뜨거운 차
하루는 불침번을 서고 있었다.
나는 추워서 핫팩을 손에 쥐고
몸을 조금 떨고 있었다.
야간에 근무하는 동기가 멀리서 나를 보고는 물었다.
“춥지 않아? 커피 타줄까?”
“고마워 근데 나는 커피 잘 안 먹어”
생각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소소한 배려가 내 몸을 녹여주는 것 같았다.
5분 정도 흐른 뒤 뜨거운 차를 타서 줬다.
“종이컵이 없어서, 플라스틱 병에다 담았어”
생수 500ml 플라스틱 병에 절반정도 차를 타줬다.
“정말 고마워! 잘 마실게”
정말 고마운 마음이 컸다.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하지만 마시려고 하면
뜨거운 물이 손에 느껴져 마실 수가 없었다.
한 5분이 지나도 여전히 뜨거웠다.
웃음이 나왔다.
종이컵이 없어서 플라스틱 병에다 뜨거운 차를 타줄 줄이야,
하지만 동기의 생각해 주는 마음은 정성이었다.
할 수 없이 따듯한 플라스틱 병을 옷 안에 넣었다.
마침 핫팩의 열기가 많이 빠졌었는데
녹차가 담긴 플라스틱 병은 핫팩이 되어 주었다.
너무 고마우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이런 배려를 해주는가?
타인에게 따듯함을 주는, 아니 뜨거움을 주는 사람인가?
작더라도 세심한 배려는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것 같다.
뜨겁게 사랑하고 싶다.
주님을
그리고
따듯함을 주고 싶다.
옆에 있는 한 사람에게
불침번 근무에
피곤에 지쳐 졸음이 쏟아지는 밤이지만
누군가에게 따듯함을 주는 작은 별 빛은
여전히 뜨겁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