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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단어 글쓰기 열여덟번째

함께 피는 꽃, 그리고 우리가 만들어야 할 조직의 공식

by 손지훈

키워드: 홀로, 이탈리아어, 꽃, 공식, 타락


가끔 우리는 자신이 이룬 성과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이건 내가 잘해서 된 거야


그럴 수도 있다.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밤을 지새웠고, 책임을 다했으니까.


하지만 어느 순간, 문득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있다.

그때, 나 혼자였던 건 아니었지


‘홀로 핀 꽃은 없다’는 말이 있다.

식물도 빛과 물, 흙, 곁의 나무와의 균형 속에서 자라듯, 조직 속의 한 사람도 혼자 피어나는 일은 없다.

보이지 않는 배려, 말 없이 넘겨받은 업무, 가끔은 아무 말 없이 들어주는 그 한 사람 덕분에 우리는 넘어지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럼에도 요즘 한국 사회의 조직들은 이 간단한 공식을 잊는 듯하다.

성과는 혼자의 것이 아니고, 조직은 협력으로 굴러간다는 진리를 잊고, 개인주의와 과잉경쟁에 파묻힌다.

그리고 그런 조직은 결국 타락하기 시작한다.

성과는 쌓이지만 사람은 지치고, 시스템은 돌아가지만 마음은 떠난다.


이탈리아어로 “Insieme”,

“함께”라는 단어를 떠올려본다.

그 말은 단지 물리적인 협업이 아니라, 정서적인 연결과 지지의 의미를 품고 있다.

조직이 진짜로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함께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다가오는 AI 시대, 우리는 ‘정답’을 빠르게 내는 기술과 더불어

정서와 관계, 공감이라는 인간 본연의 언어를 조직 안에 더 진하게 채워야 한다.

AI는 논리로 일할 수 있지만, 사람은 감정으로 일한다.


앞으로 조직이 만들어야 할 공식은 아주 단순하다.

성과 = (나의 노력 + 당신의 배려) × 우리가 함께 만든 문화


혼자 빛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피어나는 꽃 같은 조직.

그런 조직이야말로 AI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는, 인간다운 조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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