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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Jan 05. 2022

잘 가요 N형

빈자리

 12/31자로 N형은 퇴사했습니다. 5 넘게 다녔던 이곳을 그만두고 약간의 휴식을 취한  이직할 예정입니다.

여느 만남과 같이 처음에는 서먹 서먹했었는데 점점 익숙해졌습니다. 한 달이란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업무적이 이야기나 가벼운 이야기를 했었는데 점점  깊은 이야기를 하며 친해졌습니다. 그동안 서비스업에서 관리직을 해서 주로 10  20대와 일을 하다 보니 제가 아는   되는 형이었습니다. 정이 들었는데 퇴사를 한다고 하니 아쉬웠습니다.


마지막 날 N형은 업무를 하는 틈틈이 동료들에게 인사도 하고 짐 정리를 했습니다. 잠시 휴식을 하기 위해 나왔다가 휴게 공간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N형을 보았습니다.

 “함께했던 동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니 거리가 가깝지 않은데 근처 빵집에 들러 빵을 선물해주셨어. 5 헛다니진 않았네. 결혼식에도 와주셨던 분들이라  고마운데 아쉽네.”


 상담업무는 고객을 상대하는 업무라 동료들과는 대화할 일이 많지 않습니다. 주로 팀장에게 보고나 질의  외에는 대화를  일이 적다 보니 오고 가며 인사만  뿐입니다. N형은 다닌 기간도 짧지 않고 코로나 이전에는 회식이나 체육대회를 통해 회사 동료들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냈던 터라 섭섭한 모양이었습니다.


 퇴근할 때는 실감이 나진 않았습니다. 다음날 일출을 함께 보기로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월요일 출근을 했을 때 N형의 빈자리를 지나왔습니다. 깔끔하게 정리된 책상을 보니 그의 퇴사가 실감이 났습니다.


 구직을 하던 시기에 N형의 소개로 바로 입사를 하여 벌써 3개월째입니다. 오고 가며 인사를 하고 점심을 함께 하던 형이 없으니 이제는 혼자입니다. N 없는 하루를 보내니 벌써 빈자리가 느껴집니다. 오고 가며 보이는 빈자리를 보면 먼저 끝나도 기다려주던 N형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점심을 혼자 먹고   형에게 카톡을 보낼까 했지만 쑥스러워서 지웠습니다.


 아내에게 카톡을 보내려다가 지운 일을 이야기했더니 N형이 좋아할 텐데 보내지 그랬냐고 했습니다. 그렇게 애틋한 사인 줄 몰랐다며 이직하면 따라갈 기세라며 놀렸습니다.  

 “1년은 다녀야지. 그 이후 부르면 생각해 봐야지.”

 “자기야. 1년만 다니고 또 옮기면 상담사인데 조건은 차이가 없어. 한 곳에 오래 다니며 승진해야지.”

 “형이 부르면 생각은 해봐야지. 자기랑 상의하고 결정할 테니 걱정하지 마요.”


 형,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벌써 형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집니다. 더 못 챙겨줘서 미안해했었는데 혼자서도 잘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직장 동료가 아닌 아는 형으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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