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먹고 살죠
우리 부부의 수입원은 노동 수익입니다. 월급쟁이라 한 달 벌어서 한 달을 살고 있습니다. 미래를 위해 적금이나 보험도 들었지만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사람 일은 모르니 오래 살지, 좋은 기회가 생길지는 예측할 순 없습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며칠 전에 친척 분이 95세의 연세로 별세하신 일 때문입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났다는 것은 기사 등을 통해 알았지만 가까운 곳에서 별세 소식을 들으니 실감이 났습니다. 문득 그 정도의 고령이면 일을 할 순 없을 테고 그동안 자신이 벌어놓은 재산이나 자녀의 재정적 지원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은 막연히 80세까지만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일할 수 있는 연령에 한계가 있으니 늘그막에는 밭에 내가 먹을 작물을 키우며 지내는 생각을 했었는데 더 오래 살면 막막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벌써 청승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일본에서는 빈곤과 외로움을 탈출하기 위해 범죄를 저질러 일부러 감옥에 들어가는 노년층의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웃픈 사례는 또 있습니다. 예전에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어떤 사람이 예전에 시어머니의 생명보험을 가입했는데 가입 당시 평균 수명이 반영된 80세 만기였던 것입니다. 80세 이전에 돌아가시면 억 단위의 지급금이 있지만 만기까지 살아계시면 지급금이 없는 상품이었습니다. 가입 당시에는 시어머니께서 아프셔서 오늘내일하시니 80세 이상 살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80세를 넘겼는데 정정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보험료를 냈는데도 불구하고 적금 상품이다 보니 1원도 받지 못했습니다.
오래 살면 축하할 일이지만 그 사람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게 되었으니 하소연할만한 일이죠. 지금은 100세 만기 상품이 나왔지만 의료 및 과학 기술이 발전하고 있으니 저런 사례가 더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파이어족이라는 신조어도 생겼습니다. 파이어 족 기준의 은퇴 시점이 되어가고 있지만 조건이 다르고 노력이 달랐기에 변함없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 준비는 해야겠지만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거리를 거닐다가 손을 꼭 잡고 어딘가를 향해 걷는 노부부를 본 적이 있습니다. 경제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그 노부부처럼 아내의 손을 꼭 잡고 함께 걸어가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