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이랑 May 23. 2022

그 많던 사람들은 어디로

일자리에 대한 고찰

 N형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N형도 이직을 하고 약속을 몇 번 정했다가 갑자기 일정이 생겨서 미루어 지기도 했습니다. 오랫동안 못 보았기에 밥 먹고 카페에서 수다를 떨 요량이었으나 아내가 형수와 영화를 보기로 하고 “닥터 스트레인지”를 예매했습니다.

 코로나 창궐 이후 영화는 오랜만이었습니다. 영화는 예매를 하고 온터라 발권기를 통해 출력했습니다. 키오스크 외 매표소 직원이 따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팝콘을 주문하려고 보았을 때에도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고 픽업 박스를 통해 번호가 확인되면 받아왔습니다.

 다른 영화관도 이런 시스템이 보편화되었겠죠.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이 서비스 인력 감소에 불을 지핀 것 같습니다. 영화관 입구에도 표검사를 하고 안내를 하던 사람이 없었습니다. 예전에는 상영 15분 전부터 표 검사를 하고 입장을 도와줬었는데 상영 시간이 되니 문만 열어줄 뿐이었습니다. 영화관의 활기차던 느낌이 조금은 사라진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비단 영화관뿐만은 아닙니다. 이미 보편화된 패스트푸드의 키오스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맥도날드에서 포지션은 크게 카운터와 그릴로 나누어 분담 업무를 합니다. 기본적으로 두 개는 운영을 했고 바쁘면 3명까지도 배치했습니다. 뒤에 음식 챙겨주는 러너 2명, 음료수 챙겨주는 사람, 후렌치 후라이를 관리하는 사람이 배치되고 그릴에서도 사이드 1, 2로 나누어 역할이 분담되어 주말 피크 같은 경우는 10~12명이 근무를 했었던 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키오스크를 두어서인지 주말 피크로 보이는 시간에도 인원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주문하는 줄과 기다리는 줄이 있어 음식을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요즘에는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자신의 주문번호가 확인되기 전까지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앉아서 핸드폰을 한다던지 일행과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인지 제공시간이 늦는 것을 잘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비대면화되고 기술이 발전하고 인건비가 오름에 따라  일자리가 감소되고 있습니다. 물론 키오스크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을 위해 디지털 튜터라는 직업도 생겼지만 감소하는 일자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서비스업은 눈으로 보이기 때문에 더 와닿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생산성이 높아짐에 따라 더 많은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안정된 일자리로 알려졌던 은행조차도 AI은행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구직자들도 창출된 일자리에 관심을 보입니다. 하지만 결국은 과도기를 거쳐 기술로 인한 생산성이 발전하면 사람이 일을 하지 않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경제를 처음 배우면 나오는 부분이 “자원의 희소성” 사람의 욕심은 무한한데 자원은 한정적이라는 개념인데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자원이 풍족해진다면 일자리의 분배가 문제가 아니라 자원의 분배가 문제가 되는 날이 올 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때는 일의 개념이 생산적인 부분보다 누군가를 돕는 이타적인 부분이 더 강조되지 않을까요? 출근하다 말고 벤치에 앉아서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해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글을 적어봅니다. 정신 차리고 출근을 해야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태극주 제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