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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Dec 25. 2022

메리 컬리스마스

올해의 마지막 컬리

 크리스마스는 연인과 가족과 함께 보내는 뜻깊은 날 중 하나입니다. 올해도 아내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냅니다. 다만 장소는 마켓컬리입니다.


 높은 물가에 사이드 잡을 찾아 헤매다가 10월부터 하게 된 마켓컬리 업무도 어느덧 3개월째입니다. 업무에는 익숙해졌지만, 일주일에 한 번 가는 것이라 그런지 몸은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보통 토요일에 근무를 하고 나면 안 쓰던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을 해서 온몸이 쑤시는 고통이 화요일까지 지속됩니다. 헬스 첫날 무리해서 오는 근육통 같은 아픔이 일주일에 4일은 지속되니 차라리 매일 나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근육통에도 불구하고 매주 꾸준히 지원을 했습니다.

10월에는 5번을 했는데 11월은 2번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가 지속됨에 따라 일상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탓인지 고물가로 마켓컬리에 지원하는 사람이 많은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내심 크리스마스에는 아내와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마켓컬리에 근무 신청을 했습니다. 공휴일 적용한다는 공지가 왔으니 1.5배 적용될 테고 지원자가 많아서 마감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마감되면 아내와 크리스마스에 무엇을 하지 데이트 코스를 정하기로 하고, 신청이 되면 1.5배의 일급을 받으며 일하는 것이니 나름의 행운이라고 생각을 하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운명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데이트는 물 건너갔고 1.5배의 수당을 얻게 되었습니다. 긍정회로를 돌려서 두 가지 결과 모두 좋은 결과라고 생각을 하기로 했으나 내심 아쉬웠습니다.


 아내와 함께 외출할 준비를 했습니다. 나름의 커플템 안전화를 신고 손을 잡고 걸어갑니다. 걸어가면서 1월 1일은 신청할 것인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내가 말했습니다.

 “1월 1일은 원래 계획대로 쉴 거지? 그날 영화나 볼까?”

 “그날도 우선 신청은 하자.”

 ”엥? 새해 첫날부터 일을 하고 싶지 않다며? “

 “어차피 신청한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고, 그날도 1.5배잖아.”

 “자기 만약에 되면 쉬는 날 없이 일하는 건데 괜찮겠어? 이브랑 말일 모두 당직이잖아.”

 “회사에서는 앉아서 하는 일이라 머리만 쓰고 몸은 편하고 컬리에서는 몸만 쓰고 머리는 안 쓰니까 괜찮아. “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경제적 자유를 얻진 못하지만 약간의 금전적 여유를 위해선 조금은 무리해야겠죠. 하쿠나 마타타!


ps.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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