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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May 20. 2023

40대에게 나이트 호객?!

삿갓 삿갓 김삿갓

 아내가 지인이 J누나를 만나기로 했습니다. 불금의 약속이고 오랜만에 보는 거라 퇴근 후 저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아내는 혼자 집에 돌아오기 무섭다며 제가 퇴근하고 올 것인지 연신 확인했습니다.


 칼퇴를 하지 못할 것은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업무가 많이 밀려 있었습니다. 아내도 예상하지 못하게 연장을 하게 된 것 같았습니다. 다행인 것은 J누나가 우리 쪽으로 오기로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서둘러하면 19시에는 퇴근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팀원 중에 한 명이 선약이 있어서 30분에 가야 한다고 하여 그의 업무도 처리하게 되었습니다.

 ‘아, 나도 약속이 있는데. 생각보다 늦겠네.‘

 생각보다 일처리가 늦어져서 20시가 되어서야 퇴근을 하고 약속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아내와 J누나는 매운 오징어 볶음을 안주 삼아 반주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자리에 앉자마자 아내는 해맑게 웃으며 받은 명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자기야, 봐봐. 나 아직 안 죽었지? 언니랑 오다가 명함 받았다. 김삿갓 찾으면 무료라고 놀러 오래. 삿갓 삿갓 삿갓 김삿갓”

 ”오, 그런데 어차피 안 갈 거잖아. “

 “밤과 음악사이처럼 춤만 추는 곳이면 가지. 언니, 밤사 가면 90년도 음악이 나오는데 듣고만 있어도 그 시대로 돌아간 것 같고 신나. “

 “아~그래? 그런데 진이가 90년도 몇 살이지?”

 “그땐 10대였지. 한창 H.O.T 오빠들 노래들을 때니까.”


 아내는 시끄럽고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합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언니와 만나서 신이 났습니다. 1차를 나와서 2차를 어디로 갈까 찾아보다가 추억의 “투다리”를 갔습니다. 김치 우동과 꼬치를 주문해서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J누나는 최근에 이직을 했는데, 연봉은 낮은데 복지가 괜찮다고 소개로 간 회사인데 후회 중이었습니다. 아내와 만나면 보여준다며, 급여 명세서를 가지고 왔습니다. 아내도 이직을 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급여 차이가 많이 나서 더 고민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처음에 상담 업무를 하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많이 받고 급여는 낮아서 이직을 했던 경험이 있던 터라 공감이 되었습니다.


 셋 모두 상담 업무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어 회사는 달라도 할 이야기는 많았습니다.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좋은 시간은 언제나 금방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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