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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Jul 14. 2023

팀장님 티에요?

너 티야? 응 큐티, 프리티!

 장마로 주의보가 울려오는 나날들입니다. 잔뜩 흐려진 하늘처럼 사람들의 기분들도 흐려진 듯합니다. AS지연으로 인한 불만 건들이 상담사들을 힘들게 합니다.  장마로 현장 담당자 업무는 많아지고, 기동성은 줄어들어 처리 지연 건은 많아지니, 악순환입니다.


 상담사가 할 수 있는 것은 고객에게 사과를 하고, 현장담당자들에게 내용을 전달하는 것뿐입니다. 이런 상황을 이해해 주는 고객도 있지만, 상담사에게 해결 및 보상을 요구하거나, 쌓인 감정을 표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불만 고객의 감정 표출에 시달리던 C군이 저에게 메신저를 보냈습니다. 고객에게 불편을 드린 것에 대해 사과하고, 현장에 전달하라는 답을 보내주었습니다.

C군은 해당 고객이 성격이 급한 고객이라 바로 조치하지 않으면, 다시 연락이 와서 자신을 달달 볶을 것이라고 회신이 왔습니다.


 저는 해당 고객이 당일 접수한 고객이고, 접수한 순서대로 진행되며, 장마로 지연되는 점 양해드리라고 다시 메신저를 보냈습니다.


 C군: 그건 저도 알죠. 그냥 무서워요.

 팀장님 티에요? ㅋㅋㅋㅋㅋ

 

 무슨 뜻인지 곰곰이 생각하다가 MBTI의 T를 물어본 것 같아서 ENTJ라고 보냈습니다. 그런데 문맥상 갑자기 MBTI를 묻는 것이 이상해서 다른 팀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I : 혹시 티예요가 안 좋은 소리임?


S 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정 없냐?

        말하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I : 돌려 까는 거였군? ㅠㅠ


S 양: ㅎㅎㅎㅎㅎㅎㅎㅎ

         근데 팀장님 T 맞잖아요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I : 맞아요 ㅜㅜ

    맞는데 해석을 들으니 기분이 안 좋아짐


S 양: ㅋㅋㅋㅋㅋ더 짜증 나게 하려면 대문자 T야?

         ㅎㅎㅎㅎㅎㅎㅎ



 MBTI에서 E와 I는 이미 잘 알려졌습니다. 외향적인 지 내향적인지로 가장 대표적인 성격 분류입니다. T와 F는 이성적인지(thinking), 감정적인지(feeling)로 나누어지는 성격 분류입니다.


 이성VS감정의 성격 분류는 남성VS여성, 문과VS이과로 나누는 분류와도 유사합니다. 남성의 성격이 대체로 이성적이고, 여성의 성격은 대체로 감정적이며 문과는 몽상가적인 편이으로 정성적이며, 이과는 현실주의적인 편으로 정량적입니다.


 성격은 타고나는 부분도 있겠지만,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MBTI 또한 현재의 직업에 따라 바뀌기도 합니다. 감정적인 남자도 있고, 이성적인 여자도 있으며 문과, 이과는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선택해서 3년 이상 그 과의 사고방식을 배우는 것이라 후천적입니다.

 

 요즘은 자신의 말에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 “너 티야?”라고 묻는다고 합니다. 저도 처음 배운 말이라 실제로 쓰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비교적 젊은 팀원들을 통해서 접할 순 있지만, 팀원들이 실제로 저와 이야기하며 신조어를 쓰는 일은 많진 않습니다.


 예능을 잘 안 봐서 그런지 유행어도 잘 모르는 기성세대가 되어갑니다. MZ의 끝자락에 걸쳐있다고 생각했는데, 저의 신조어는 라떼에서 멈춰있었나 봅니다.  


 며칠 전 뉴스를 보는데, “스레드”라는 SNS가 핫하다고 나오고 있었습니다. 핫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바로 뉴스를 듣자 마자 설치했을 것입니다. 앵커도 소식을 전하면서 설치해봐야다고 했습니다. 저는 페북이나 인스타그램도 안 하기에, 스레드라고 관심을 가지진 않았습니다. 벌써 1 억 명이 넘는 인구가 사용한다니, 놀랍긴 합니다. 하지만 필요성이 느껴지진 않습니다.

 

 이래서 T인가 봅니다.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에 공감을 하기 보다는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을 합니다. 단지 하루 빨리 장마가 그치고, 맑은 하늘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고객들의 기분도 맑아지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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