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영화
나 홀로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자기랑 취향이 달라서 못 보던 것 보면 되겠다. “
아내는 살짝 섭섭하다는 바라보았습니다.
“어떤 영화 예매할 건데? 그동안 보고 싶다는 영화는 항상 같이 보았잖아.”
“아니지, 자기랑 볼만한 영화만 이야기했던 거야.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볼 거야.”
나 홀로 영화의 발단은 아내의 워크숍이었습니다. 1박 2일로 관리자 워크숍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워크숍이 끝나면 데리러 오라고 했습니다. 처음 요청지는 토요일 오전 제부도였습니다. 결국은 사무실로 복귀했다가 해산하니, 사무실로 마중 오라고 했습니다.
언제 끝날지, 사무실에 언제 도착할지 정해진 시간은 없었습니다. 출발할 때 연락한다고 했지만, 대기조로 연락받고 이동하는 것보다 먼저 사무실 근처로 가 있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 홀로 영화를 선택한 것입니다.
주말 영화라 12,000원이었지만, 생각지도 않게 9/8부터 시행한 정부지원 국민 영화관람 할인 적용을 받아 6,000원에 예매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 애니메이션을 정주행 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주행 하느라 다른 일들을 다 뒤로 미루었습니다. 심지어 필사는 했지만, 필사일지도 미루고 몰입해서 보았습니다.
9시 영화를 예매한 터라 출근하는 시간에 준비해서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소년 만화라 남자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여자 관객들도 꽤 있었습니다.
무한성이라는 제목처럼 공간이 무한하게 펼쳐지는 모습이 장관이었습니다. 100층이 넘는 공간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스릴 있었고, 만화임에도 공간이 3차원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며, 보기 전에는 단순한 그림에 불과했던 인물들에 감정이 이입되고, 슬픔마저 전이되었습니다.
소년만화는 선과 악이라는 상투적인 대립관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닌, 싸우는 과정 속에도 사람다움과 인간관계에서 주는 감동을 전해주었습니다.
혈귀에게 가족을 잃은 자들이 모여 악에 대항합니다. 가족을 잃은 자들 중 주인공의 성장 이야기를 다룹니다. 당연히 주인공을 응원하게 됩니다. 주로 사람 VS 혈귀라는 대립구도였습니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이 있는 것처럼 어떤 혈귀는 나쁜 사람에 의해 가족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복수심에 사로잡혀 살생을 하게 됩니다.
그 혈귀도 사람이었을 때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강해지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가족을 잃고, 복수를 한 후에는 오로지 강해지는 것에 집착합니다. 시간이 흐르며, 본래의 목표도 잊고, 강함만을 목표로 합니다. 가족을 잃고, 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지 않게 하려는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는 주인공 VS 가족을 잃고, 강함에만 집착해서 약자들을 멸시하는 혈귀. 가족을 잃은 상실감을 겪은 것은 같지만, 가치관과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 것이었습니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악역을 포함한 그들의 서사를 통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보았습니다.
여러분도 정부지원으로 영화관람하는 건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