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일지 25.10.22
나이가 들면 입맛도 바뀌는 걸까요?
예전에는 달디 단 도넛을 몇 개나 한 자리에서 먹었는데, 이제는 한 개도 넘기기 쉽지 않습니다. 아메리카노 없이 먹기엔 너무 달기 때문입니다.
아메리카노를 처음 접한 건, 고등학생시절 볼링장에서 진 사람이 마시는 블랙커피입니다. 지고 마시는 블랙커피는 어찌나 썼는지, 이런 걸 돈 주고 마시는 사람이 있나 싶었습니다. 지금은 저도 돈 주고 마십니다. 20대에는 캐러멜마끼아또를 즐겨 마셨는데, 이제는 아메리카노도 즐겨 마십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저의 입맛이 바뀌듯, 취향도 좋아하는 것도 바뀌었습니다. 10대에 미친 듯이 했던 농구, 리니지, 20대에 미친 듯이 했던 오토바이 라이딩, 롤. 지금은 다른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그 당시 몰입해서 하던 것을 즐겨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사랑은 변하지 않아, 단지 사람의 마음이 변했을 뿐이지. “
-영화 <봄날은 간다> 중-
K군과 함께 퇴근을 하며 이야기를 했습니다. K군도 결혼 적령기인터라 부모님께서 내년 안에 결혼을 하라며, 보채셨다고 했습니다. 연애는 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결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농담 삼아 부모님께서 로또에 당첨된다면 결혼을 하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팀장님은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긴 팀장님은 아내 분과 행복하게 지내시는 것 같은데 결혼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서로 함께했을 때 행복하다면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동거를 해봐야 서로 함께 할 때 행복한지 알 수 있을까요?”
“요즘 동거부터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여행을 함께 가보면 그 사람과의 성격 궁합을 쉽게 알 수 있어요. “
결혼은 현실이니, 당연히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연애할 때는 상대만 보이지만, 결혼하게 되면, 상대 말고도 외적인 요인도 많이 보입니다. 그중 외도를 제외하고 많이 보게 되는 것은 경제적인 이유로 불화를 겪는 경우입니다.
남편은 아내가 과소비를 한다고 하고, 아내는 남편의 급여만으로는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부부의 SNS로 보기에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고, 외출 시에도 항상 손을 잡고 다니는 소문난 잉꼬부부였습니다. 지금은 이혼만 안 할 뿐이지 남보다 못한 사입니다.
어느 한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부간에 대화가 부족하기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마음이 다쳐서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을 저에게 묻는다면, 솔직한 답은 이렇습니다.
“그 걸 왜 저에게 물어보세요? 결혼할 상대에게 물어야지. 제가 결혼하라고 하면 하고,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할 건가요? “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같은 방향을 보고, 대화를 나누며 거닐다 보면, 그 마음이 변하더라도 함께 같은 방향을 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