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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일 박 Sep 16. 2023

Major Vs Minor

차별을 당하는 사람이 하는 차별 


차별을 하는 사람인가 차별 당하는 사람인가 


한국인인 나는  미국에서는 소수 민족이지만, 연방정부에서 지원하는 보건소에서 일하며 미국 내 상위 5%의 연봉을 받으니 주류(Major)다. 치료하는 환자들은 마이너인  미국 원주민들(Native Indians)이고, 과거에 그 인디언들을  학살했던 미 육군 예비역 군의관 대위다.  21살 미국에 처음 도착한 후 바로 알바를 시작했고 불법이었다. 체류 기한과 별개로 학생인 체류 신분을 어기면 불법 체류자다. 영어를 못 하는 동양에서 온 아이가 편의점 계산대서 일을 하니 나를 만만하게 봤다. 흑인 여성 손님이 $5를 내신 후 거스름돈을 내주니 $20을 냈다고 우긴다. 흑인들의 동양인 골려 먹기의 전형이고 미국인들을 상대하는 한인들 사업체에서 자주 일어난다. 계산대에 $20짜리 돈이 하나도 없어서 거짓말이 들키자 창피해진 손님이 인종 차별적으로 말을 한다 


She said, “ Why don’t you go back to Korea?”  넌 한국으로 돌아가는 게 어떄?

I said, “ Why don’t you lose your weight?” 넌 살을 좀 빼는 게 어때?


대답에 분개한 손님은 죄 없는 베이글 바구니를 집어던진다. 말이 여자지 어깨가 내 엉덩이만한 거구다. 이 에피소드는 인총 차별 보다 인종 비하다. 미국을 사랑하시는 한 한인 어르신은 평생 미국서 인종 차별을 모르고 산다 한다. 반은 맞는 말이다. 미국처럼 법적으로 인종 차별을 금하고 반 인종 차별에 관한 보편적 공감대가 있는 국가도 없다. 대 놓고 인종차별 못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미국에 인종 차별이 없다고 하는건, 마치 소아마비가 근절됐다고 하는 것 같다. 눈에 띄지 않는다고 없는 건 아니다. 막 이민을 와서 미국 아직 모르던지 한인 커뮤니티에서만 활동을 하시는 분들은, 미국에 있는 작은 한국서 사는거라 인종차별을 당할 일이 없다. 학부를 다시 시작한곳은 KKK 제국의 수도 죠지아고 치의대는 아리조나 였는데. 아이러니하게 가장 반 이민 정서가 있는 두 주의 경제가 미국에서 가장 안 좋았다.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뺏을 수 없다. 영어 때문에 단순노동 직종으로 몰려 오히려 이민자들끼리의 경쟁을 만들어 싼 인력을 제공하고 이들도 언젠가 제도권에서 세금을 내니 장기적으로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 선진국들은 모두 천연자원이 이나 인적 자원이 풍부하다. 미국은 둘다 많다. 미국이 강대국인 이유다. 


생산력이 넘치니 생산한 물건을 팔 마켓이 필요하다. 미국이전쟁을 멈추지 않는 이유다. 2016년 미 대선, 트럼프 지지도가 20%도 넘지 못하는 상황서 그가 당선될 조짐을 보았다. 누굴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대답 못 하는 백인 부동층이 많았다. 부동층은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집단이아니라 대놓고 트럼프를 지지하지 못하는 SHY 보수 즉 백인들이었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유색인종 후보가 실제 투표에서 지는걸 ‘브래들리 효과’라 한다. 트럼프는 선거에서 ‘역 브레들리 효과’를 보았다. 백인들만 공화당을 지지한 건 아니었다. 부자는 진보가 무서워 공화당을 지지했고, 가난한 사람들은 진보가 부담스러워 공화당을 지지했다. 진화에 저항하는 건 그 진화의 대상이다. 소위 WASP (White Anglo-saxon people)의 심리를 미국에서 직접 겪어 보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렵다. 유럽 이민자들의 청교도 정신은 ‘사람들이 보는 공공의 장소’에만 있다. 사람들 이목이 없는 곳이나 백인들끼리 집단을 이루면 청교도 정신은 골고다 언덕에 십자가를 지고 오른다. 범죄 유형을 봐도 흑인들은 강도나 도둑질 같은 생계형과 마약 범죄가 다수인데 시리얼킬러, 소아 성애자, 성폭행 등의 범죄들은 오히려 백인이 많다. 미국 성범죄는 스웨덴의 다섯 배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흑인 지지층과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도움을 구했다. 백인들이 두고 볼 리가 없다.  그들 입장에선 잃어버린 10년이었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지만 미국의 메이저는 누구인지 보여주고 싶은 백인들이 결속했다.  백인들은 잠재적인 KKK 지지자들이다. “극단적이지만, 그들의 말이 틀린 건 아니잖아?” 이런 정서들을 갖고 그들을 성스러운 십자군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마광수는 ‘민심은 민중들 마음 밑바닥 깊숙이 숨겨져 있는 비 논리적이고 무의식적인 심리상태’라고 말했다. 그의 논리로 보면, 선거에서 정치적 의지의 집합체인 투표는 개개인의 의지와 다르게 집단 무의식에 의해 움직인다. 집단 무의식의 치유자, 집단 무의식의 안정을 도모하는 정치인이 승리한다. 


백인들의 우월의식은 해외에서 살아본 경험이 부족해서다. 넓은 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란 탓에 넓은 세계에 갇혀 더 넓은 세계를 모른다. 미국인들 대부분은 해외여행을 평생 가보지 못헌다.  전쟁을 끊임 없이 하는 나라 시민들이 전쟁의 참상을 모른다. 911을 제외하고 미국 본토에서 전쟁을 겪지 못했다. 직업 군인들만이 전쟁에 나간다. 히틀러도 쿠데타로 정권을 잡지 않았다. 1차 대전 패배 후 독일인의 공허한 마음을 이용해 선거로 당선되었다. 아프리카에서 사람을 쇠사슬로 묶어 노예로 데려온 집단도 백인이다.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 주려면 물에 빠트려야 하는가? 노예 제도에 반대한 링컨을 존경하지만, 링컨 자신이 노예제도를 만든 백인 집단의 일부 인건 망각한다. 미국 대륙을 차지하기 위해 토착 인디언 원주민들의 머리 가죽을 벗기며 피의 학살을 했고, 학살 정책을 바꾼 후에도 인디언들의 주 수입원인 버펄로를 멸종 시키고, 유럽의 육우를 들여와 인디언들의 영토를 소 방목장으로 수탈하여 갈 곳이 없어진 인디언들을 한곳으로 몰아넣고 백인들의 피지배계급인 카우보이로 전락 시켰다.  그들에게 드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로컬 카지노를 허가해 주고 자급자족하게 하는 교묘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흑인들도 비슷한 시스템으로 가려 했으나 마틴 루터킹 목사로 대변되는 공민권 운동 (Civil right movement)으로 미국 내 인종적 차별적시스템이 일부 개선됐다. 난 인종 차별주의자가 아니다. 미묘하고 민감한 표현도 활자화되면 혹독한 대가를 치룬다. 내가 근무하는 뉴욕의 인디언 커뮤니티에도 뿌리 깊은 백인들에 대한 원망과 증오가 많다. 가끔씩 백인이 그들에게 “Where are you from?”이라 묻는다. 인디언들이 Native고 백인들이 유럽서 온 이민자들이다.  토착 인디언들 말고 모두가 이민자다. 


인종 차별은 은밀하다. 파이 한 조각을 주며 “너희들은 이거 하나만 먹어. 너희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는 건 흑인이건 히스패닉이건 아시안이든 상관하지 않아 !  다만 나머지는 건들지 마! 그러면 너희들은 결코 차별받을 일이 없을 거야”라고 한다.  문제는 나 같은 마이너가 나머지 3/4의 파이를 먹으려면 벌어지는데 의료계는 더 보수적이다. 45살에 치과의사가 되기까지 내가 감내해야 했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베이글 바구니와의 싸움은 상상 이상으로 눈물겹고 치열했다. 백인 중산층을 떠받드는 그물망에 구멍이 생겨버려 이탈자들이 생기는 사이, 우연찮게 내가 그리로 빠져든거다. 언젠가는 다른 인종이 지배권을 차지할 거라고 생각하는 백인들의 경계심을 건드는 일이다. 이런 걸 Xenophobia (외국인 혐오증)라 한다. 다시 불법 알바 이야기를 하자. 편의점 한국인 부부는 밤낮 가리지 않고 (모든 한국인 이민자들이 그렇듯) 성실하게 사셨는데, 그렇게 힘들게 번 돈으로  자녀들의 아이비리그 명문 사립 대학교 학비를 내줬다. 왜 부모님의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자녀들의 아이비 리그에 집착하시죠?” 그의 대답이 디소 극단적이어서 기억에 선명하다. 


  “내 딸이 어디서 근본도 없는 남자랑 사귈지 따라 다니며 확인할 순 없지만 아이비리그에 들어가면 어디서 자빠지던 아이비리그 생하고 자빠질 거 아냐?” 


자빠지는 장소가 풀밭이건 콘크리트 바닥이건 그녀의 인생이다. 명품 자빠짐은 다른가? SKY와 IVY는 안전한 풀밭인가? 하버드 졸업 반지를 자식들에게 끼워주고 싶은 어머니들이 ‘mom coach’를 해도 인생이 그닥 달라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자녀만큼은 인종 차별받지 않고 당당히 주류로 살게 하고픈 마음은 존중한다. 


많은 사람들의 성취동기를 잃게 만드는 평등은 공정한 시스템이 아닐 수 있지만 기회의 균등이야말로 차별을 역차별로부터 보호하는 유일한 대안인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근육질의 아이와 뼈만 앙상한 아이를 데려와 함깨 출발을 시키고서 기회는 공평했다고 말하는 건 옳지 않다. 그렇다고 일정 수준 이상 결과의 균등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제도는 오히려 또 다른 역차별을 발생시킨다.  선한 사마리안 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제학에 있어서 예수님이 계셨더라면 왕은 지배하고 다스리는 자가 아니라, 남의 발을 닦아 주는 자라고 외치셨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계의 휴머니즘이 아니라 신의 ‘휴밀리어터리’다. 평등이 기회의 균등에서 끝나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있으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면에서 노력하는 이들에게 어느 정도 결과의 평등을 보장해 주는 성숙된 의식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휴밀리어터리는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다. 미국이야말로 공산주의에 빠질 수 있는 취약한 뿌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민주주의의 우상으로 자본주의를 택했다. 설사 가장 가난한 사람의 아들이라 해도 국가의 고삐를 쥘 수 있다. 오늘도 난 인종 비하를 겪는다 지나 가는 행인이 일면식도 없는 내게 반대편에서 소리 지른다 


"어이 중국에서 온 코로나 바이러스" 내가 대답한다 

"어이 아프리카에서온 에이즈 바이러스" 


차별을 당하는 사람이 하는 소극적 처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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