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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라 Apr 04. 2022

연봉 계약이라 쓰고 통보라고 읽는다.

- 인사담당자로 살아가기

매년 초 개인별 연봉 계약을 체결한다. 


호봉제를 운영하는 회사는 호봉 인상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고 연봉제는 개별 성과에 따라 임금이 변동한다. 매년 물가상승률에 따라 어느 정도 기본급이 인상되고, 평가결과에 따라 임금인상폭의 차등이 있기도 하고, 인센티브가 지급되기도 한다. 회사마다 임금인상 재원의 결정과 분배의 방향은 다르다. 


근로계약은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계약이며 연봉 계약과는 그 성질이 약간 다르다. 어쨌거나 매년 변경되는 임금에 대한 내용을 근로자와 사용자가 서면으로 합의한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회사는 연봉 계약이라 쓰고 통보라고 읽는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 있으나 그럴 것이다.) 


많은 인터넷 글, 자료들을 살펴보면 ‘연봉협상 잘하는 법, 연봉협상 꿀팁 등’ 흥미로운 글들이 많으나 내용을 읽어보고 실천해보고자 한다면 쉽지 않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 교육형태와 노동유연성이 낮은 게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다. 

*노동유연성을 높이자는 이야기 아니다. 






<우리나라 교육형태에 대하여>



최근 MZ세대는 기존의 것을 거부하고 성장과 공정을 강조하고, 수평적이고 본인의 신념을 중요시하고 하고 싶은 말은 가감 없이 한다. 현 직장에 목 메이지 않고 직무중심으로 이직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 등등 

MZ세대는 무엇인가 특별한 것처럼 언론매체에서 떠든다. 세기말에 등장한 X세대는 안 그랬을까? 

늘 새로운 세대는 기존의 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새로운 직원이 입사하고 OJT를 하거나 설명회 자리 등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질의를 받아보면 언제나 누구 하나 나서려 하지 않는다. (세대, 시대에 따른 차이점이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서는 것을 꺼려한다



질문 못하는 한국 기자. (언변이 뛰어난 한국 기자도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나서긴 힘들다.)



패션도 마찬가지다. 밖을 둘러보면 요새 유행하는 옷을 클론처럼 입는다. 

남들과는 다르고 싶어 하면서 또 너무 튀고 싶진 않은 성향을 보인다.


동아일보 클론 패션 기사






연봉 계약을 할 때도 이와 같다. 


연봉 계약이라는 프로세스에서 계약서에 바로 서명하지 않고 이의 제기한다는 것은 

남들과 다른, 튀는 상황을 만드는 행위다. 


우리는 남들과는 다르고 싶지만 (연봉을 상향하고 싶지만), 또 너무 튀고 싶진 않다. 
그렇게 때문에 많은 인터넷 자료 (연봉협상 꿀팁)은 이론에 그치고 실천하긴 어렵다.



회사에서는 이런 불평불만 없이 무탈하게 넘어가는 연봉 통보? 방법을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협상을 통해 조건을 협의한다는 것은 인건비 상승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노동 유연성에 대하여>



우리나라는 근현대화 과정에서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연공서열 중심이고 근로계약과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바와 같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정규직)을 기본으로 한다. 정규직원으로 입사하면 특이사항 없는 한 매년 근로조건이 보장된다. (이에 따른 부작용은 월급루팡, 일하는 사람에게만 일이 몰리는 현상이 있다.) 



반면에 서구는 어떨까?

  ‘당신 이 정도밖에 일하지 못하나요 그만두세요.’ 

노동유연성이 높다. 해고가 자유롭다. *서구처럼 노동유연성을 높이자는 이야기 아니다.






연봉협상은 성과주의 방식이다. 굉장히 서구적인 방법이다. 

‘내 능력이 이 정도이고 뛰어나기 때문에 이 이상의 연봉을 제시하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다른 일을 찾겠습니다.’ 

‘당신 이 정도밖에 성과를 내지 못했으므로 이 조건을 제시합니다. 동의하지 않는다면 다른 일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는 연공서열이 중요시되고, 언어에서부터 존대가 있는 사회다.

조직 내 돈키호테가 살아갈 수 있을까? 



근래 기업에서 영어 이름을 쓰고, 호칭을 없애는 등 노력을 하고 있으나, 교육과 노동환경/조직문화부터 변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연봉통보 방식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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