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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39, 1부 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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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다흔넷 Oct 14. 2022


여행, 싫어요 (1)

9 said

익은 사과가 나무에서 저절로 떨어지는 것과 같은 필연성을 갖는 것 


    자정이 넘은 새벽, ‘잘츠부르크' 중앙역 대기실 가장 구석 자리에 앉아 온 몸의 말초 신경을 곤두세워가며 주변 상황들에 집중을 하고 있다. 맞은편 구석엔 온 얼굴이 수염과 털로 뒤덮인 노숙자가 웅크려 쪽잠을 자고 있다.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그를 피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래 봤자 좁은 대기실 안은 이미 그의 냄새로 가득하다. 옆에 앉은 할아버지는 자신의 낡은 배낭에서 말라비틀어진 호밀빵 2개와 싸구려 슬라이스 햄, 얇은 치즈 한 장씩을 꺼내 가지런히 모은 자신의 무릎 위로 그것들을 올려 조립을 하기 시작한다. 야채 하나 없이 비쩍 마른 샌드위치 하나가 완성이 되고, 그것을 한 입 베어 무는 할아버지를 가만히 지켜보던 Y와 난 아무 말이나 내뱉고 있다.


“밤에 빵 먹으면 속 쓰리지 않냐" 

“보고만 있어도 밥 땡겨"

"김치 드리고 싶”


    그날 밤 우리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이탈리아 ‘베니스'로 가기 위한 야간열차를 타기로 되어 있었다. 고질적인 습관성 연착으로 유명한 유럽 기차, 그것도 야간열차라고 하니 그 명성에 걸맞게 우리가 타야 할 기차는 이미 1시간 넘게 지연되고 있었다. 덕분에 이 춥고 늦은 새벽, Y와 나는 - 내가 느끼기엔 지금 이 순간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해 보이는 - 유럽의 야간 기차역에 갇혀 냄새나는 노숙자와 김치가 필요해 보이는 할아버지를 구경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벨기에 ‘브뤼셀' 중앙역에서 발생한 IS 폭탄 테러로 유럽 전역의 기차역에는 테러를 대비해 배치된 무장 경찰들로 경비가 삼엄했다. 더욱이 내전을 피해 도망쳐 온 주변국 난민들이 유럽으로 넘어오는 바람에 이곳 주변은 총과 방탄조끼로 무장한 경찰들과 새롭게 합류한 난민들, 원래 주인이었던 소매치기와 집시들이 뒤엉켜 난잡하고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새벽 2시가 조금 지나자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순 없어도 이 시간에 들어오는 기차가 우리 꺼 밖에 더 있겠나 싶어 25kg짜리 캐리어를 들고 낑낑거리며 지상 플랫폼 계단을 올랐다. 안타깝게도 우리 기차가 아니었다. 우리와 비슷한 처지의 다른 여행자들도 ‘베니스' 행이 아닌 것을 깨닫고는 이내 허탈해한다. 플랫폼의 새벽, 차가운 공기가 일순간 허무와 피로로 함께 무거워진다. 언제 또 기차가 올지 모른단 생각에 몇몇 여행자들은 다시 1층 대기실로 내려갔고, 언제 또 기차가 올지 모른단 생각에 도저히 저 짐을 들고 또다시 계단을 오를 자신이 없던 Y와 나는 그냥 차가운 플랫폼 의자에 앉아 있기로 했다. 얼마가 지났을까. 마치 꽉 막힌 하수구가 일순간 뻥 뚫린 듯 막혔던 기차들이 줄줄이 미끄러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새를 못 참고 대기실로 내려간 여행자들이 헐레벌떡 계단을 뛰어 올라왔고, 그새를 참고 견뎌낸 우리는 승리의 입꼬리를 한껏 올리며 기차에 올랐다. 열차는 우리가 타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탑승과 동시에 출발하였다. 어디서부터 출발한 기차인지 몰라도 이미 열차 안은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고, 늦은 새벽이라 대부분 잠들어 있었다. 유럽에서는 아무리 좋은 좌석 표를 가지고 있어도 그 기차가 연착이 되면 자리에 관한 권한도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에 일단 먼저 탄 사람이 임자가 된다. 그래서 우린 최대한 빨리 우리의 침대 칸을 찾아야 했다. 마음은 급해 죽겠는데 열차 안 복도는 캐리어 너비에 비해 눈치 없게 좁아터졌다. 캐리어를 질질 끌고 겨우 우리 방 번호를 찾아냈고, 다행히 우리 침대는 비어 있었다. 대신 윗 층 침대에 누군가 자고 있었는데, 방 문을 열자 순간 잠에서 깬 그들은 우리를 한번 쓱 쳐다보고는 이내 다시 눕는다. 왠지 잠을 깨운 것 같은 미안함에 불도 켜지 못하고 좁디좁은 간이침대 위에 몸을 구겨가며 겨우 옷만 갈아입고는 나도 따라 조용히 자리에 누웠다. 태어나 처음 타보는 야간 침대 열차라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코 앞까지 내려앉은 윗 층 침대 바닥을 불안한 듯 멀뚱히 쳐다보며 꼼짝달싹 못한 채 그냥 누워만 있었다. 발 밑에선 손가락 한마디 정도 열려 있는 창문 틈 사이로 차디 찬 매서운 바람이 내장 속까지 스며든다. 조심스레 일어나 창문을 닫아 보려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저게 최선을 다해 닫혀 있는 듯하다. 이 상태로 자긴 글렀다 싶은 생각에 건너편 침대에 누워 있는 Y에게 조용히 말을 걸어 보았다. Y는 말이 없다. 벌써 잠들었나? 낯선 어둠 속에 홀로 깨어 있으니 평소 들리지 않던 온갖 소리들이 들려온다. 복도 밖에선 야간열차임에도 과감히 입석 표를 끊은 혈기 왕성한 젊은 여행자들의 떠드는 소리, 쉼 없이 들락날락 거리는 화장실 문 여닫는 소리, 연착된 시간을 어떻게든 만회해 보려는 듯 힘차게 내달리는 기차 엔진 소리, 덜컹거리는 창문 틈 사이로 밀려 들어오는 차가운 새벽바람 소리, 그리고 이런 여행이 익숙하다는 듯 불편한 간이침대에서도 깊이 잠든 윗 층 침대 주인의 곤한 숨소리. 이 모든 것들이 어둠 속의 핸드폰 불빛처럼 선명하고도 또렷이 들려온다. 어둠은 주변의 다채로운 소리를 깨닫게 해 줬을 뿐 아니라, 놀랍게도 나 자신까지 분명히 보여주었다. 사소하고 평범했지만 마음 편했던 일상들. 그게 싫어 떠나온 여행이었건만 오스트리아에서 이탈리아로 국경을 넘던 그날 밤 나는,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여행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이대로 집에 가고 싶었다.




베니스


    밤새 뒤척인 나는 해 뜰 무렵에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 가지는 못 했다. 밤 사이 기차가 얼마나 빨리 달렸는지 2시간의 연착이 무색할 만큼 놀랍게도 정시에 이탈리아 ‘베니스'에 도착했다. 그렇게 우리는 유럽에서도 최고로 악명 높다는 소매치기와 집시들의 주 무대인 ‘산타 루치아 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나의 경계 본능은 그들에게 고무줄 하나, 이쑤시개 하나도 절대 도둑맞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앙다문 예민 보스가 되어 전날 잠을 못 자 멍해질 법도 한 나를 호들성 신경과민 상태로 변이 시켰고, 이는 변질된 조증을 유발했다. 조증은 Y에게도 전이되었다. 굽힐 줄 모르는 하이 텐션 상태로 흥이 오를 대로 오른 Y와 난 ‘산타 루치아 역’을 조급히 빠져나오자마자 강렬하게 내리쬐는 태양 빛에 눈이 부셔 한동안 눈을 뜰 수 없었다. 그리고 조금씩 눈을 뜨며 보게 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처음으로 비로소 내가 여행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다. 처음 본 ‘베니스’는 하나의 도시라기보다는 낡고 알록달록한 건물 하나하나들이 오래 묵은 이끼로 물든 짙은 초록빛 수로에 담가져(?) 있는 여러 개의 작은 섬들 같았다. 도시에서의 흔한 골목길 대신 작고 짧은 다리들이, 버스나 택시가 오가는 아스팔트 도로 대신 곤돌라와 수상 버스들이 오가는 수로가, 경직되고 무뚝뚝한 도시 사람들 대신 경박스럽고 수다스러운 뱃사람들로 도시 전체를 이루고 있었다. ‘베니스'는 내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놀랍고 이상한 도시의 모습이었다.

    감상은 잠시 미뤄두고 일단 우린 소매치기들을 피해 미리 파악해둔 정보 - 기차역과 수상 버스 정류장 사이의 거리와 동선, 소요 시간 및 계산된 걸음걸이 수 - 에 맞춰 프로그래밍된 AI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였다. 완벽한 데이터로 짜여진 우리의 행보에 그 누구도 절대 끼어들 순 없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수상 버스 정류장까지 무사히 도착한 우리는 숙소로 가는 티켓까지 한 번에 손에 넣었다. 다짐대로 고무줄 하나, 이쑤시개 하나도 도둑맞지 않았다. 모든 것이 완벽해서였을까. 티켓 판매원의 자연스러운 거스름돈 밑장 빼기는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티켓 판매원은 이곳이 시내로 들어가기 위한 유일한 수상 버스 정류장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동양에서 온 여행자들에게 낯선 모양의 지폐와 동전은 익숙지 못할 것이라는 사용자적 성향, 수상 버스의 출발 시간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다는 콘텐츠적 취약점까지 그녀는 이를 이용해 거스름돈 0.5유로씩 일명 ‘삥’이란 걸 뜯고 있었던 것이다. 그간 9 Project의 총무로써 모든 회계 관리를 완벽하게 처리하던 Y는 티켓 판매원이 쏘아 올린 작은 삥에 대노하며 급기야는 급격한 자괴감에 빠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다시는 총무 같은 건 안 할 거라는 둥, 난 역시 멍청하다는 둥, 작은 0.5유로 하나 챙기지도 못하는 사나 마나 한 인간이라는 둥 극단으로 치닫는 Y의 울분을 풀어주기 위해 일단 뭘 좀 먹여야 했다. 급한 대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컵 파스타' 집을 데려갔다. 그곳은 한국인들이 얼마나 많이 다녀 갔는지 한국어로 된 메뉴가 있을 정도였다. 대충 적당히 토마토 파스타 하나와 크림 파스타 하나를 주문한 Y는 이로써 총무로서의 마지막 업무를 끝내는 듯했다. 영수증을 들고 힘없이 뒤처져 걷던 Y는 혼자 꼬물꼬물 거리 더니 파스타 집에서 거스름돈을 잘못 줘서 무려 2유로를 더 받았다며 “Get Jesu! 오예 Get Jesu!!” 라며 나에게 뛰어 왔다. 위대한 9 Project의 재정을 담당하는 총무로서 오늘 하루 동안 0.5유로를 잃고 2유로를 벌어 ‘재산 증식'이라는 원대한 업적을 남기게 된 Y는 그렇게 다시 총무의 소임을 계속 이어 가게 되었다.

    ‘베니스'는 대부분의 건물들이 오래되고 낡았는데 우리의 숙소도 예외는 아니었다. 500년은 더 되어 보이는 5층짜리 목조 건물의 가장 꼭대기 집이 우리의 숙소였다. 캐리어를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기에 앞서 본능적으로 먼저 몸이 반응했다. 낡은 건물보다 나를 더욱 심란하게 만든 것은 19세기에 발명된 엘리베이터가 아직까지 이 건물에는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심호흡을 한 후 1층 첫 계단을 올랐다. 몇 주 전, 양손에 캐리어 2개를 번쩍 들어다 묵묵히 4층까지 올려다 주던 굳이 잘생겼던 옹드라 생각이 자꾸만 났다. 하지만 지금 내 곁에 옹드라는 없다. 그 대신 종이 인형 같은 체구의 여주인이 인형 같은 미소를 지으며 내 앞에 서 있다. 나름 우리가 손님이니 그녀에게 캐리어를 맡기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2층 계단 어디쯤에서 캐리어는 고사하고 이 여자까지 내가 들쳐업고 올라가야 할 판이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스'처럼 그저 묵묵히 5층 꼭대기까지 캐리어 바퀴를 묵묵히 굴리는 것뿐. 한 계단 한 계단 고단한 몸으로 고난의 계단을 오르니 온 몸이 땀에 젖었다. 그렇게 5층까지 오르고 나니 어느덧 예쁘게 노을 진 ‘베니스'의 하늘이 한눈에 보이는, 아담하지만 제법 근사한 베란다가 딸린 방이 우리를 맞이 해 주었다.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시원한 맥주 한 병과 컵 파스타를 들고 베란다 테이블에 앉아 붉게 물들어가는 ‘베니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유난히 길었던 하루를 돌아본다. 불쾌했지만 어딘가 유쾌하고, 잃어버린 듯했지만 풍족히 채워진 놀랍고 이상한 하루였다.

    비록 엘리베이터 하나 없는 5층짜리 불편하고 허름한 숙소지만 이것 또한 나름 빈티지한 유럽 가정집처럼 느껴져 하룻밤만에 우린 이곳이 마음에 쏙 들었다. 게다가 ‘베니스'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산마르코 광장’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어 우리는 매일 밤, 매일 새벽, 사람 하나 없이 텅 빈 ‘산마르코 광장’을 마음껏 볼 수 있었다. 자고로 ‘광장’이란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만든 공터’로써 많은 사람들이 모였을 때 그 역할을 하는 장소인데 오히려 난 사람 하나 없는 ‘산마르코 광장’에서, 광장이 광장의 역할을 하지 못했을 때 비로소 숨겨진 진짜 광장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찬 광장은 오히려 그 크기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아무도 없는 광장의 한가운데 서 있다 보면 그 크기와 무게, 시간을 압도하는 어떤 알 수 없는 강한 힘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어쩌면 사람의 마음도 그렇지 않을까. 무념의 고요한 마음이 때론 온갖 상념으로 가득 차 있을 때보다 더 묵직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며칠 잠깐 날씨가 좋더니 도무지 알 수 없는 유럽 날씨의 변덕이 다시 시작되었다. 물의 도시에 비가 내리니 건물 곳곳에 낀 이끼들이 더욱 그 빛을 발한다. 오늘은 반짝거리는 이끼 색과 어우러져 빨강, 주황, 노랑, 초록 온갖 색으로 알록달록 칠해진 건물들로 가득한 ‘부라노 섬'에 가 보기로 했다. ‘부라노 섬'의 건물들이 이렇게 화려한 이유는 지리적으로 워낙 안개가 많은 지역이라 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자신의 집을 잘 찾기 위해 대문과 건물 외벽마다 자신만의 고유의 색을 칠해 놓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각자의 취향대로 각양각색의 칠을 해 놓으면 지저분하거나 어수선해 보일 법도 한데 오히려 그것들이 섬 전체를 조화롭게 아우르고 있었다. 어쩌면 사람의 마음도 그렇지 않을까. 기쁨과 슬픔, 증오와 사랑, 환희와 좌절 등 다양한 감정들이 내 마음에도 한데 모여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으니 말이다.

    변덕스러운 유럽 날씨는 오후가 되니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다시 햇살이 화창하게 빛났고, 비 온 뒤 수면이 약간 오른 수로들이 태양 빛에 더욱 반짝인다. ‘베니스'의 수천수만 개의 다리 중 ‘베니스'를 진짜 ‘베니스'답게 보여줄 수 있는 다리는 아마 ‘아카데미아 다리'일 것이다. 최고의 포토 스팟 앞에서 우린 비 갠 뒤 하늘을 머리 위로, 눈부시게 빛나는 바다를 등 뒤로 배경 삼아 사진을 찍었다. 신이 내린 자연 채광을 필터 삼아 신나게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디선가 구슬픈 첼로 소리가 들려온다. 소리를 따라 가보니 ‘아카데미아 미술관’ 앞 광장에서 누군가 첼로 버스킹을 하고 있었다. 사진 찍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한 다리 위와는 전혀 다르게 광장 앞은 자신의 연주에 완전히 몰입해 있는 연주자와 세상 가장 편한 자세로 그의 연주를 듣고 있는 사람들로 마치 전혀 다른 세상 속 천국의 모습 같았다. 한층 흥이 올라 있던 나의 마음도 그 분위기에 압도되어 이내 차분해졌다. 그녀의 연주를 조용히 듣고 있자니 문득 내가 조금씩 여행자다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하며 불편하고 피로했던 것들이 어느덧 익숙해지고, 매일이 달라지는 내일이 두렵기보다는 어느새 기대가 된다. 이곳 ‘베니스’에 와서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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