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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호 May 26. 2023

사람들은 자기가 속일 수 있는 상대를 조금 덜 좋아하지

그냥 일기

“사람들은 자기가 속일 수 있는 상대를 조금 덜 좋아하지요”


토베 얀손의 『정직한 사기꾼』의 한 문장이다. 덜 좋아한다라, 

일단 문보영 작가랑 장수양 작가는 이 문장에 동의했다. 


어디서 읽었냐고 하면


문보영, 장수양, 『토끼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어』, 마음산책, 2022.


뭔가 되게 광고같은 시작이다. 광고가 나한테 들어올 리가 없지만..

블로그엔 체험단을 하고 있다. 하루에 한 명도 안 들어오는 내 블로그에 간장새우장 후기를 남겼다. 하핳..

맛은 있더라.. 비싸서 그렇지.


보영     좋다. 돈에 시발이라고 적혀 있으면 좋을 거 같아. 화폐의 단위가 시발인 거지. 1천 시발, 6시발, 2만 7천 시발…… 월급 자랑할 때, 나 이번 달에 300만 시발 받았어, 이러고.     


수양     시발 같은 돈이 아니고, 단위 자체가 시발인 거네? 틀린 말이 아니다. 돈 버는 과정이 시발스럽잖아. 그러니깐 난 돈이 아주아주 아름다운 것 같아.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우선 돈으로 가늠할 수 있으니까. 누가 나를 돈으로 살 수는 없지만, 돈으로 가늠해볼 수는 있잖아(그런다고 해도, 이젠 아무렇지 않아). 무엇이든 막연하지 않고 정확하기를 원할 때. 나는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오랫동안 해왔어. 나의 한 시간을 흥정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돈이기 때문에 그게 더 이상 돈으로 생각되지 않고 기호나 그림처럼 느껴지기도 해.     


보영     돈이 그림처럼 느껴지는구나. 언니의 이야기가 어쩐지 슬픈걸.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 돈이 많으면 좋은 이유는, 내가 무엇이 될지에 관한 상상에 제약을 가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래. (70-71쪽)


재밌었던 부분을 발췌한다. 시인들도 시발을 잘 외치는구나. 역시 사람은 시발을 알아야 해. 이건 굉장히 TMI인데 '시발'을 발음할 때 유심히 들어본 적 있으면 안다. 아니, 정확히 대사로 '시발'을 외쳐본 사람은 말이다.


약간 '씨이발'이라고 읽는다. 일단 기본적으로 굉장히 센 단어고 감정은 되게 화다. 분노를 표출할 때 단음으로 '시발'보단 늘리는 게 더 살리기 편하다. 이유는 모르겠다. 내가 한 얘기는 아니고 어떤 독립영화 찍을 때 배우들끼리 나눈 얘기를 들은 거다. 생각하니 맞는 거 같아서 나도 종종 쓴다. 야, 시발이 맞아? 시이이발이라고 해야지. 그렇지. 그래야 더 살아나지. 어어, 다시, 다시! 어! 좋다.


근데 상황마다 다른 게 사실이다. 시크하고 쿨한 캐릭터가 "시발, 너 뭐라고 했냐?" 할 때는 끌지 말고 짧게 얘기해야 한다. 너무 글에 욕이 많네. OTT의 영향인가 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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