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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호 Jul 09. 2023

풍경을 생각하다

그냥 일기

6월을 돌이키면 무척이나 바빴던 것 같다. 일이 많다는 건 행운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달엔 행운이 덜 따르는 느낌이다. 오디션에 무척이나 떨어졌다. 그중 한 곳이 붙었지만 사실 마음에 들진 않는다. 배가 부른 소리가 아니라 이걸 미팅까지 보면서 딸 배역인가 싶었던 거니까.


자세하게 얘기하면 결국 누군가의 욕이 되니까, 말을 아끼게 된다. 이번 달에 있을 단편영화와 웹드라마 건이 8월로 미뤄졌다. 좋지 않은 신호다. 두 작품 모두 15-16일을 예정하고 있었는데 8월로 미룬다니..


학교에서 하는 웹드라마에 지원했고 떨어졌다. 작년에도 떨어졌었지만 이번엔 별 느낌이 없다. 확실히 내려놓는 게 조금씩 되는 기분이다. 작년엔 어필도 하지 않았다. 물론 이번에도 어필은 따로 하지 않았다. 그냥 보여줄 수 있는 건 편하게 보여준 느낌이다. 너무 편하게 보여줘서 문제인 건가 싶기도 하고. 


뭔가 한번은 제대로 된 답장을 받고 싶다. 복붙해서 주는 형식적인 문자 메세지 말고. 배우님의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닌 이미지가 맞지 않아서,, 라는 답장도 말고. 조금 더 정확하게. 그러니까 저희가 생각하는 남주는 이런 건데 배우님은 이런 부분에서 거리가 멀고


붙으면 물어볼 수 있다. 제가 왜 붙었어요? 근데 안 붙어도 알고 싶다. 발전을 위해선 피드백이 필수니까.

최근에 건달 역을 맡았다. 그때 의아했던 건, 내가? 싶은 마음이었다. 건달은 자고로 크고 험악한 클리셰가 있으니까. 감독한테 직접 묻진 않았지만 스스로 얘기를 했다. 클리셰를 깨고 싶었다고. 어쩐지 나만 덩치가 작더라. 나머진 크셨다. 


고등학생 양아치와 건달은 분명 차이가 있다. 난 전자였지 후자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전자는 사실 몇 번 있었다. 아무래도 체격에서 일단 한몫했을 거다.


오늘은 집에서 쉬었다. 집에만 있었던 날이 오랜만이라는 걸 알게 됐다. 비가 그치고 바로 산책을 나갔다. 더 집에 있었다간 뭔가 안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장마라는 요즘인데 날씨가 이상하다. 제습기를 반품한 탓에 방이 눅눅한 기분이 든다. 확실히 써본 후엔 못 돌아간다. 근데 다른 건 몰라도 '보랄' 제품은 사지 말길. 다나와에서 좀 찾았어야 했는데 후회가 든다. 17만원이 아직도 페이백이 안 되고 있어서 습기처럼 짜증이 생기고 있다.


블로그체험단을 하고 있고 이번엔 풍경이 왔다. 그런데 풍경이란 예쁜 말 대신 현관문종이란 말을 썼다. 사실 별 효과는 없었다. 그냥 창문에다 달았어야 했는데, 그래야 풍경인데. 

집에서 택배를 부쳐주셨다. 복숭아와 자두, 김치가 있었다. 다음 주에 일이 안 잡히면 꼼짝없이 백수이기에, 집에나 한번 내려갈 생각이다. 이것도 참 불안정하지. 프리랜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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