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호 Dec 03. 2023

내년이란 말이 내일보다 짧아질까요

그냥 일기

12월에 일기를 쓸 줄은 몰랐다. 11월에 그렇게 바빳나 싶기도 하고.. 뭐.. 요즘은 안녕하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촬영을 하는 거 같고 딱 적당한 거 같다. 많으면 두 번인 거 같고 

예전보단 확실히 많이 걸러서 하는 편이다. 작품도 결국 나한테 도움이 되어야 하니까. 경험만을 바라보기엔 이젠 그 이상을 바라게 됐다. 뭐,, 그렇다고 내가 발전한 건 아닌 거 같고


여름에 찍었던 단편영화는 출연영상을 주지 않는다. 문자를 읽지만 답장은 없다. 10월부터 보냈는데 달달이 문자를 보내는 중이다. 답장도 안 하는 곳은 사실 처음 본다. 편집이 덜 됐다고 하든 뭐라고 말이라도 해주지. 일관되게 무시하는데 필메엔 일관되게 글을 쓰고 배우를 구인 중이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나 같은 사람들은 출연영상을 바라보고 연기를 하고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은 건데.. 안타까울 뿐이다. 뭐 어떻게 해야할지도 솔직히 모르겠다.


뭐 사실 저런 곳이 흔한 경우는 아니다. 대부분은 잘 준다. 뭐 빨리 주진 않아도 어쨌든 주니까. 답장도 잘 주고 못 주면 그 상황을 얘기해준다. 어제 아래는 대진대학교에서 촬영을 했다. 영하 6도였고 새벽 3시에 끝났던가. 굉장히 추웠다. 너무 추웠고 경기도 포천은 당연한 얘기지만 서울보다 추웠다..


학교가 굉장히 넓었고 정문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약간 세종대 정문 같은데 세종대 정문보다 크고 웅장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학교가 굉장히 컸기에 그 모습에도 압도되었다. 공대건물까지 올라가는 언덕은 정말로 높았고 진심으로 서울에 있는 언덕 높다는 대학교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동국대 언덕이 난 짜증나고 싫었는데 동국대랑은 비교가 되지 않는 길이였다..


저번주엔 인천에서 촬영이 있었다. 토요일과 일요일엔 다른 촬영이었는데 둘다 인천이었다. 미팅 때문에 인천을 평일에도 하루 갔었는데, 살면서 일주일에 인천을 3번이나 갈 줄이야.. 심지어 일요일엔 을왕리에 촬영이 있었고 인천공항도 덕분에 처음 가봤다.


연기를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생각했다. 시립대에서 찍었던 단편영화의 영상이 나왔다.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저게 최선이었을까. 나에 대한 질책도 있었지만 현장에 대한 생각도 깊었다. 조명은 일부로 저렇게 한 걸까. 연결이 부자연스럽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이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마스터샷을 찍을 때 내가 그걸 잘 기억을 못 했나 싶기도 했고..


어렵다. 이래서 머리는 계속 만져줘야 되는 건데 싶기도 하고.. 


단순히 감정을 잘 표현하면 되는 줄 알았고 말할 줄 알면 되는 줄 알았지만

정말 똑똑하게 해야 했다. 지능적으로.. 결국 배움에는 끝이 없었고


쉬는 날이면 도서관에 간다. 노트북을 챙겨서 거기서 필메에 들어간다. 그렇게 필메에 지원을 하다보면 1-2시간이 지난다. 타율이 몇 프로인지는 모르겠다. 어떤 사람은 엑셀에 그걸 정리해두라고 한다. 근데 이게 타율.. 투수는 최소한 3번을 공을 던지지만 여긴 최소라는 개념이 있는 건가 싶긴 하다.


배우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러한 현실이 절실하게 체감된다. 비약없는 기다림. 불안정한 삶. 뭔가 객관적으로 나의 행보가 느린 건 아닌 거 같긴 한데.. 근데 자신의 처지만큼이나 객관화가 어려운 건 없지 않은가. 내 나이는 솔직히 많아 보이지 않는가. 벌써 스물다섯?!

누군가에겐 코웃음칠 나이지만,, 졸업을 앞둬서 그런가 더 실감나는 나이다.


진짜 모르겠다. 도서관에 갔는데 일요일엔 17시까지 운영이었다. 내가 도착한 시간은 16:40분. 나는 20분도 있지 못하고 도서관을 떠났다. 카페 가기 싫어서 도서관을 간 건데.. 그대로 난 파리빠게트로 갔다. 2층 카페가 있는 곳이어서 오미자차를 하나 시켜서 글을 쓰고 있다. 주말엔 필메에 공고글이 잘 안 올라온다. 사실 올라와도 이미지가 맞는 게 의미가 있는 거니까.. 뭐.. 애매하다.


다음 주엔 안양대학교에서 촬영이 있다. 진짜 살면서 이렇게 많은 대학교의 학생들과 교루할 날이 언제 올까. 지역도 나름 골고루 다닌다. 지방에는 아직 전라도 광주말고 간 적 없지만.. 앞으로 더 많아지지 않을까. 용감한 시민 때는 세종이었고 스터디그룹은 파주에서 찍었다. 


아, 내 목표는 진용진의 없는 영화였다. 예전만큼 인기가 없지만.. 그럼에도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그런데 최근에 그런 흥미가 사라진 느낌이다. 물론 기회가 닿는다면 당연히 응하겠지만, 예전만큼 꼭 찍고 싶다, 내 버킷리스트야 이건 없어졌다.


요즘은 진짜 춥다. 다들 따뜻하게 입으시길.

작가의 이전글 뭐 어떡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