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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호 Feb 18. 2024

아직은 겨울이라

그냥 일기

아직은 겨울이라 여전히 춥다. 사실 춥다고 느끼는 게 당연한 겨울인데 아마 내가 따뜻한 지역에 있다가 온 탓도 한몫할 것 같다. 여전히 추운 날씨를 실감하고 겨울임을 실감하고 우리나라는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것도 실감하는 중이다. 


겨울에 따뜻한 나라에서 보내는 게 목표 중 하나였는데 뭐, 절반 정도 이룬 것 같다. 누굴 만나는 건 여전히 달갑진 않지만 그래도 외로운 건 사람이라 하릴없는 듯하고


연애는 사치일까. 곱씹어도 솔직히 모르겠다. 나에게 연애는 사치에 가까운 듯한데 남들은 어떻게 저렇게 잘 연애할까, 보면 신기하기만 한다. 나는 사랑도 사람도 여전히 모르는 아이인지 모르겠고


패딩을 입은 사람들의 뚠뚠한 모습들을 본다. 왜 패딩을 입으면 사람들은 뚠뚠해보일까. 꼭 거대한 펭귄 같아 보이지만 이곳 사람들은 하나같이 분주하고 부지런하기만 했다. 뒤뚱뒤뚱 걷는 거야말로 사치라는 것처럼.


흐릿한 날이다. 미세먼지가 안 좋다고 떴고 해도 제대로 뜨지 않은 일요일이다. 일요일에도 난 도서관에 왔고 토요일에도 왔고 금요일에도 왔던 것 같다. 이곳 사람들은 무슨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걸까. 난 그런 그들을 눈으로 힐긋, 보면서 브런치에서 일기나 쓰고 있으니


저 사람들 눈엔 내가 가장 사치스런 인생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라스베가스에서 찍은 사진들을 정리했다. 정말 많이 찍었기에 정리할 것도 많았다. 단톡방에 하나씩 사진을 올리고 사진첩에선 그 사진들을 지우고.


2주 동안 영어를 썼다고 한국어가 어색해진 건 아닌데, 왜 낯선 기분이 들까. 영어도 사실 잘 쓸 줄도 모르고 해봤자 뭐,, sorry란 단어를 제일 많이 쓴 것 같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말하면 못 알아듣고 발음을 겁나 굴리면 알아들었다. 간단한 예로 '코스트코'는 굳이 발음으로 따지면 '카스(ㅌ)코'였다. 치팅은 '치링'이라고 발음했고


이유는 모르지만 t 발음은 거의 묵음에 가까웠다. 뭐,  그냥 그랬다고. 그리고 라스베이거스 특징이 사투리를 사용한다고 했다. 아마 그렇기에 표준 발음과는 차이가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말은 잘 통했다. 내가 못 할 뿐이었지.. 답답하면 파파고를 키면 됐다.


2월도 이제 오래 남지 않았다. 오지 않을 것 같았던 24년이 금새 2월이 됐고 곧 3월이 될 테니. 시간의 속도는 어떤 단어로 형용해도 그것보다 빠를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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