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기
원래 이런 제목 되게 싫어한다. 어그로니까. 하지만 이번 메타코미디클럽(이하 메코클)을 보면서 진짜 온몸으로 느꼈다. 김수영이 말했었지, 온몸으로 느끼고 써야한다고. 맞나. 그거랑 이거랑 다르겠지만 개그에 대해서 얼마나 진심인지 진짜 너무 놀랐었다.
https://youtu.be/TatgmW6UhJI?t=3156
썸네일에 민희진처럼 보이는 곽범이 하필 있다. 뭐 이 썸네일만 봐도 코미디가 얼마나 유행과 밈에 예민한지 알 수 있다. 뭐 이 얘길 하려는 건 아니고
22화에 주역은 유영우라는 코미디언이었다. 사실 이번에 처음 봤다. 그냥 뭔 리액션 봇이네 하면서 봤다. 그런데 영상의 마지막 무대에서 (52분 25초) 진심을 다한다. 아니 그전부터 진심을 다했겠지만 우리들 눈엔 진심이 보이기 어렵다. 하지만 저 마지막 무대에서 진심을 다해서 고백한다. 그게 정말 미친듯이 웃겼다. 사실 저 3분의 무대를 이해하기 위해선 50분 가까이 되는 저 영상을 다 봐야 한다. 50분을 투자해서 3분을 미친듯 웃을 수 있지만 사실 이것도 부족하다. 저 개그를 이해하려면 앞선 메코클의 다른 화를 봐야 한다.
난 조훈이 너무 재밌어서 친구를 보여줬지만 친구는 별로 공감을 못 했다. 이건 조훈이 앞선 메코클에서 쌓아둔 서사가 한몫할 거다. 난 저 개그맨이 얼마나 욕을 먹었는지 봤으니까 지금의 물오름이 너무 재밌고 캐릭터가 너무 재밋었으니까.
근데 이렇게 내 취향 소개만 하는 글을 쓰려는 건 아니다. 이번 저 친구를 보며 느꼈다. 아 결국 사람들은 진심에 동요하는구나. 진심이 통하는구나.
노래도 그랬던 거 같다. 그 가수가 얼마나 진심을 다해 부르는지가 감정 전달을 좌우했다. 정말 온 몸으로 진심을 다해 부르는 목소리엔 감동이 있었다. 코미디도 마찬가진 거 같다. 진심을 다해 웃기는 사람에겐 웃음이 난다. 연기도 그랬던 거 같다. 진심을 다해야 그 캐릭터는 진실되게 보였다. 글도 그랬던 거 같다.
나를 돌이켜보자 반성이 됐다. 글은 진실되게 쓰려했지만 내 진심이 담겼던 적이 몇 번 없었다. 연기도 그랬던 거 같다. 내가 한 독백들은 거짓이었으니까. 진심을 보여주는데 실패했다. 가짜 감정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지 못 했다. 내가 진짜로 느끼고 말해야 진심이 통했다.
그 단순한 진리를 메코클을 보면서 느끼게 됐다. 그래서 난 훗날 메코클을 같이 보면서 웃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정말 한 달에 한 번 올라오는 1시간짜리 메코클을 너무 행복하게 볼 거 같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그 사람은 개그에 열려있는 사람일 거다.
사실 개그에 열려있는 사람은 덜 예민한 사람처럼 다가온다. 혐오가 근간이 된 거 같은 요즘에 예민하지 않은 사람은 귀하다. 사실 이게 애매하다. 예민하다고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그런 사람과의 연애는 나도 지쳤던 거 같다.
훈련병의 죽음이 최근에 핫했던 거 같다. 지금도 그런 거 같고. 중대장의 신상은 검색하면 쉽게 나왔다. 남녀 갈등은 아마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을 거 같아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싸우지마세요, 라고 내가 너무 모르는 것들이 많은 거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