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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냥 일기

by 수호


1월 1일이면 여러 사람에게 인사를 돌린다. 사실 귀찮다.

단톡방에 올라오는 새해 복 많이 받으새요 내지 해피뉴이어를 보면 저 사람은 얼마나 많은 방에다가 연락을 남길지 궁금해진다.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연락하지 않으면 연락할 구실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인연을 유지하기 위해선 연락이 필요했고 해피뉴이어는 최소한의 구실이랄까.


무안 항공에서의 여객기 참사는 여러므로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 이태원 참사 때랑은 느낌이 달랐다.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이태원 참사 때 영상은 역겨웠다. 사람이 죽어있는데 옆에서 춤을 추고 술을 마시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엔 사람이 나오질 않아서 그럴까.


그렇기엔 저 비행기 안엔 181명이나 있었는데.


여전히 사람들은 서로에게 탓을 돌리고 있다. 어지럽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사람이 있고 마지막까지 책임을 미루는 사람이 있고.


물론 그 책임을 진다는 건 사실상.. 사회적 죽음에 가까울 것 같긴 하다. 모르겠다. 코로나 감염 되었다고 동선 공개했던 인민 재판이 떠오른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분명 그 중엔 억울한 사람도 있었을 테니까. 그렇다고 저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 억울하단 뜻은 아니다. 그냥 눈에 보이는 것들이 전부가 아닐 때가 있으니까.


사실, 좀 많은 것 같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전부라 믿고 공부 했었는데.


새해라 그런가 볕이 잘 들어온다. 큰 방으로 들어오는 햇볕을 보면 꽤나 밝은 바깥이 상상된다. 창문을 열지 않아도 느껴지는 밝음이랄까. 가끔은 시력이 안 좋은 게 좋을 때도 있다. 잘 안 보이면 세상은 아름다워 보이니까.


대학원에 입학했으니 교수님들에게 새해 인사를 해야 한다. 이게 왜 must가 된 건진 모르겠다. 교수자로 살면 얼마나 많은 신년 인사를 받을까. 직장 상사도 마찬가지겠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이사장 쯤 되는 사람은 새해엔 인사만 하다가 하루가 끝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SNS에 글 하나 올리는 게 더 빠를 수 있겠다. 흠, 아닌가.


알바를 해야 한다. 아, 귀찮아.

물론 아직 알바 자리도 없는 백수다.

다음 주에 무슨 교육을 들으라고 하는데 교육비가 없단다. 시급을 12000원 준다는 알바가 교육비 하나 없다니..? 내 10시간의 대가가 무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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