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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그냥 일기

by 수호

새해가 시작되고 두 번째 주말이 시작됐다. 사실 시작되었다고 뭐 특별하게 뭐가 다가오는 건 없다. 그냥 이번 달엔 설이 있구나. 설 기차 아직 예매 안 했다는 사실과 새롭게 시작한 알바가 애매하다는 것 정도.


알바는 주 3회 이상 나오기만 하면 됐다. 스케줄은 일요일날까지 정하면 됐다. 문제가 설이었다. 설 빼고 3일 나오는 거 계산인 걸까. 아님 설 주간에도 어쨌든 3일은 나와야 하는 걸까. 모르겠다.


자꾸만 교육비를 안 주고 있다. 그래서 기록해두고 있다. 언젠간 쓸 일이 생기지 않길 바라지만 혹시 모르니까. 집주인과 전세 계약 연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집주인은 월세 20을 원했다. 집은 참고로 전세만이었다. 흠. 대화가 통하지 않자 집주인에게 문자를 하나 보냈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하겠습니다.


집주인과 대화가 통하기 시작했다. 신기했다. 무슨 조커 카드를 발동하는 기분이었다.

월세 10으로 논의를 봤다. 사실 법대로 따지면 월세는 6이어야 했다. 임대금의 5%만 올릴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인데 사실 그 점이 너무 어렵다. 그 법이 있어도 내가 무슨 함정카드 발동하듯이


계약갱신청구권 발동!


하면 써지는 건지, 뭐 이렇게 합의가 안 되면 누구랑 나는 대화를 나누면 되는 건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상담원은 분쟁 시 유용한 곳이 있다면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그곳에 전화하자 나에게 lh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뭐지? 서로가 서로에게 토스를 넘기고 있었다.


다음 주엔 유튜브 촬영을 하기로 했다. 자취방을 소개하는 컨셉의 촬영이었다. 25만원 준다길래 한다고 했다. 뭐랄까, 돈이 급해지니 이런 것도 하게 된다. 뭐 나쁜 것도 아니긴 한데 약간 굳이?


진짜 이건 알바 느낌 말곤 사실 얻는 게 없으니까. 뭐, 이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겸손하지 않을 걸 거다. 그렇지만 이게 내 스펙이 되는 촬영이 아닌 건 사실이니까. 포폴도 안 되고.


25만원을 벌어야 단편영화 제작비에 보탤 수 있다. 사실 25를 벌어도 하루 식비에 쓰고 나면 남는 건 거의 없다. 돈이 궁하니 주식도 팔았다. 팔자마자 5%가 오른 걸 보고 눈물이 흘렀다. 난 마이너스의 손이었고


요즘은 꿈을 자주 꾼다. 오늘 꿈에선 동기가 나왔다. 동기가 나를 좋아한다고 했다. 꿈에서 깼다. 서로 접점은 없었던 것 같은데 신기한 꿈이었다. 요즘 학교를 자주 가서 그럴까. 학교 다닐 때 일들이 떠오르곤 한다.


시간이 지나자 해결되는 것들이 있었다.

사실 해결되기 보다는 우스웠던 것들이 많았던 것 같다. 해결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쓸 필요도 없는 뭐랄까


해프닝.


그냥 그런 해프닝. 지금은 웃을 수 있는. 그때는 웃지 못했지만.

그런 것들이 신기했다. 2025년도 미래의 나에겐 해프닝이 가득했던 해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내가 살아온 년도를 그렇게 느끼듯 말이다.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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