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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예쁜 학생이 없다

그냥 일기

by 수호


브런치 홈에서 어떤 글 제목이 눈에 띄었다. 선생님은 예쁜 학생이 없다, 그 제목을 차용하고 싶었다.


외모에 한창 관심 많을 때인지 학생들은 예쁘다, 눈이 크고 작다를 중요하게 여긴다. 남학생들은 사실 별 생각 없어 보인다. 외모보단 운동이나 힘 세기가 더 중요해 보였다.


외모의 영향은 곧 화장으로 이어진다. 중1이어도 화장을 한다는 건 여러 의미로 대단하다. 꼰대적 의미보단 개인적으로 놀라울 뿐이다. 어떻게 저렇게 부지런하지? 이 얘길 친구에게 전하자 등교하기 전이 아니라 학교에서 화장을 할 거라고 한다. 그 얘길 듣자 살짝 괘씸해졌다. 자습서는 두고 다니면서 화장품은 들고 다닌다고?


나는 일관되게 외모에 대해선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누구 어때요, 하는 성격 질문에도 마찬가지다. 이런 면이 아이들에겐 국어 쌤이 로봇처럼 보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공감 잘 안 해줘, 질문에 대한 답변은 모호해.


근데 누가 더 예쁘고 그런 게 의미가 있을까. 나도 사람인지라 말 잘 듣는 학생에게 더 예쁨이 가려고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걸 티 낸다는 건 좋은 게 아닐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냥 성적이 어떻든 성격이 어떻든 각자의 개인으로서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할 존재니까.


물론 이런 나의 자유방임은 문제가 많다. 중학생들한텐 이런 방법이 효율적이질 못한다. 효율은 정말 수업의 극대화와 성적과 연결된다. 아직 수업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과학 쌤을 보며 달려나가는 학생들을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너무 자유롭게 풀어뒀나.


자유, 그 말이 무서운 것 같다. 공부를 안 하는 것도 사실 자유인데 학원이라는 존재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 학원은 어쨌든 성적을 높이기 위한 사교육 공간이니까. 여긴 사회화를 하기 보다는 오로지 성적이라는 목표가 맞춰 있으니까. 그래서 더 어렵다. 공부, 나도 그땐 하기 싫었고 지금도 하기 싫은데 누가 누구에게 강요하는 건지. 그래서 항상 부딪힌다. 나부터 일단 모범이 되어야 하는데.


연휴 기간이지만 사실 난 평소와 다를 바 없다. 평화롭지만 평소에도 평화롭다. 금요일엔 소설 교수님을 마주쳤다. 교수자는 내게 어디가냐고 물었는데 화요일과는 달라 보였다. 심지어 교수자는 강의 중 10분이라는 쉬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저렇게 해피해보이지? 이유는 명확했다. 오늘은 불금, 내일부턴 4일 간의 연휴. 화요일에 봤던 모습은 월요병 걸린 직장인처럼 보였는데.


5, 6일엔 촬영이 있다. 이번엔 나사렛 대학교 학생인지라 천안까지 가는데 영화에 대해 잘 모르는 듯했다. 그래서 별 기대는 하지 않는다. 이번에 천안까지 가는 김에 하룻밤 묵고 올까도 생각 중이다. 대중교통 3시간은 사람이 할 짓이 좀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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