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기
종강은 23일에 했지만 진짜 종강은 27일에 맞았다. 27일 드디어 걱정 없이 쉬었다. 28일도 마찬가지다.
27일엔 호국원에 갔었다. 부모님과 이천에서 만나 호국원에 묻힌 할아버지를 뵀다. 25일에 가까웠던 날인지 참전 용사로 추정되는 어르신들이 보였다. 기념탑에서 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이천에서 밥을 먹은 뒤 서울로 올라왔다. 부모님은 하룻밤 묵으시고 다음 날인 28일에 내려갔다. 그렇게 27일과 28일은 진짜 종강을 맞은 느낌이었다. 사실 왜 진짜 종강이냐고 한다면 일정 때문일 것이다. 26일엔 예민하고 바빴다. 오디션을 위해 26일 날을 통으로 준비했어야 했다. 타이트했지만 나름 열심히 했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기회가 주어지길 몇 번이나 손 꼽았는데 난 준비가 되어있질 않았다. 오디션을 잘 보질 못한 것 같아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날 아침부터 화장실을 여섯 번이나 들렸다. 사실 이때부터 이미 꼬였던 것 같다. 아팠던 늑골은 그날 따라 더 아팠던 것 같다.
오디션이 끝나고 학원을 갔다. 여러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수업 중엔 당연히 티를 내진 않았다. 모르겠다. 내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만큼은 사실이다. 9시가 되자 몸이 급도록 피곤했다. 마지막 고2 학생들 수업인데 몸이 너무 지쳤다. 이대로 21:50분까지 어떻게 수업을 진행하나 싶을 정도였다. 낮부터 오디션에 너무 기를 써서 그런가.
오늘부터 기말 보충 수업이 있다. 오늘은 학원 수업 후 저녁엔 모임 일정이 있었다. 보드게임을 갔는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내일부턴 목금을 제외하고 계속 학원에 나가야 한다. 기말고사 보충 수업 때문이다. 내일은 또 교수님을 뵈야 한다. 행정 업무를 도와달라는 거였다. 귀찮지만 해야지. 생각하니 장마임에도 오늘은 해가 쨍쨍했다. 오늘 같은 날은 없을 거로 생각하여 급하게 빨래를 돌렸지만
오전엔 빨래를 지양해야 한다. 세탁기는 예상 시간을 지켜주질 않는다. 학원에 3분 지각했다. 하필 원장 쌤 계시는 날에 지각을 하다니. 학원 수강생들은 아직 오질 않아서 다행이었다.
중학생부터 시작하는 수업은 순서가 잘못되었다. 중학생 수업은 기가 너무 빨린다. 고딩들 수업에 집중해야 하는데 말이다.
자라 세일한다고 해서 가보려고 했는데 일정이 애매하다. 자라 매장을 가려면 백화점을 가든 해야 하는데 거리도 약간 애매하다. 자라, 사실 한 번도 산 적도 없는데 최근에 갑자기 옷에 관심이 생겼다. 이러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그냥 쇼핑으로 풀려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은 뭔가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과 만난 것 같았다. 모임엔 나 포함 4명이 있었다. 전부터 진행했던 모임이라 완전 낯설진 않지만 여전히 낯선 사람들이었다. 모르는 사람과 친해지는 건 어느 순간부터 귀찮은 것 혹은 부담인 것이었는데
사람과 사람은 교류가 있어야 한다는 걸 다시금 깨달은 것 같다. 게임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할 때 재밌는 거였다. 잊고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