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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호 Feb 03. 2023

나 요즘 너무 신나 연진아

그냥 일기

삶이 이렇고 저렇고 궁금하지 않다.

무슨 이야기를 쓰려고 이렇게 서두를 떼는 걸까. 

별 생각 없다. 그냥 요즘 너무 신난다. 행복하다는 말이 적절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날 안 좋아했었는데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다.


나 너무 신나, 연진아

멋지다 박연진~ 브라보!


우리네는 인생이 둥글둥글하다는 걸 매번 망각한다. 무슨 말을 이렇게 하냐고? 딱히 별 생각을 안 하고 산다. 그게 내 가장 큰 문제다. 어쩌면 이 모든 게 다 부질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런 얘길 해가 중천인 11시 57분에 쓴다는 건 쓰는 사람의 문제가 있을지 모른다. 문제, 문제 너무 많지.


꼭 문제집 같다. 난 그 중에 매삼비와 매삼문을 제일 좋아했다. 자이는 해설이 두툼해서 좋았지만 비쌌다. 마더텅은 가성비로 기출이 꽉꽉 채워있어서 좋았지만 해설이 별로였다. 오감도는 표지가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땐 이상도 몰랐고 오감도도 김해경도 몰랐고. 수특은 그냥 교과서 같은 느낌이여서 별 생각 없었다. 자습서라고 하나? 교과서 해설 달린 그런 건 쓰지도 않았고. 


뭐 문제집도 그냥 학교에서 사라는 것만 사서 모른다. 그러다 학교 쌤 찾아가서 교사용 문제집 받아서 풀고. 어쩌다 인서울도 하게 됐다. 어쩌다 문창과에 오게 됐다. 어쩌다 연기를 하게 됐다. 인생은 어쩌다의 연속일지 모른다. 어쩌다 난 살아갔고 어쩌다 점심으로 학식을 먹고 저녁으로 백반을 먹는다.


브런치는 사진을 직접 첨부해야 해서 싫다. 네이버 블로그처럼 그냥 바로바로 사진을 복붙해서 넣고 싶은데. 그래야 포스팅이 좀 예쁜데. 


https://www.youtube.com/watch?v=pnI3kvmu4HE&list=RDMM&index=9

Owen - Last Night (feat. DD7) [Official Music Video]


돕덕이 형이 랩네임을 바꾼 줄 몰랐다. 오왼의 노래를 듣는다, 양홍원의 음악을 듣는다, 최하민을 듣는다, 텐타시온을 듣는다, 인성만을 논한다면 이들의 음악을 듣는 나도 문제가 있는 거겠지. 삶은 너무 어렵다. 듣고 싶은 것도 숨기고 살아야 하는 걸까.


난 그들의 행동을 보고 싶은 것이 아닌 음악을 듣고 싶다. 최근에 리햅이 인스타에 올린 글은 잠정 은퇴 선언이었다. 리햅은 예전부터 좋아했던 싱잉랩이 특기인 래퍼였는데, 타이틀곡 '물고기'의 피처링이 마이크로닷이었다. 리햅은 뜨지 못했다. 그러고 인스타에 올라온 건 다른 게 아니었다.


스토킹 관련이었다.자신은 최소한 그런 짓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음악은 그만둔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리햅의 노래가 어느 순간부터 나오지 않는다곤 알고 있긴 했다. 내가 안 들은 걸지도 모른다. 그는 그렇게 떠났다. 


https://www.youtube.com/watch?v=Uh3HYRErUyk&list=RDMM&index=10

SLCHLD - for the broken soul


김유정을 기억하는가. 김유정의 스토킹 행위는 범죄였다. 이은선 작가의 말에 따르면 처벌받아야 마땅한 거였다. 김유정이 남긴 <봄봄>이나 <동백꽃> 같은 작품은 교과서에 여전히 실리는 작품이었고


그의 소설과 수필은 여전히 지금까지 읽힌다. 이상과 김유정은 당대 최고의 시인과 소설가였다고 하는데 둘의 죽음은 폐결핵이었다. 다자이 오사무처럼 동반 자살을 이야기한 이상과 그것을 반대하고 고향으로 돌아간 김유정. 그리고 그가 남긴 소설은 김유정 문학촌을 만들었다. 김유정의 어떤 유품도 남아있지 않은 문학관과 오로지 김유정의 소설 속 문장이 만들어낸 마을만이 춘천에 존재했다.


이상은 일본으로 가서 죽었다. 어쩌면 이상을 위해서 김해경(본명) 자신을 포기했을지 모른다. 김연수의 <굳빠이, 이상>을 읽고 난 후 솔직히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너무 헷갈린다. 


종로에 존재하는 이상의 집은 허름하다. 옥상을 구현해낸 2층 단 칸?이 보이고. 집은 작다. 이상과 관련된 것들이 남아있다. 오감도.. 이상한 아해였던 


어쩌면 지금도 이상한 아해에 불과한 내가 그들을 공감할 수 있을까. 텐타시온도 주스 월드도 맥 밀러도 난 그들의 죽음이 너무나 안타까운데. 천재들은 하늘이 빚어낸 실수일까. 그래서 일찍이 데리고 가는 것일까. 퓨처리스틱 스웨버의 가사엔 이런 게 나온다.


신이 나를 데려가지 않기를 빌어


천재들은 무서움에 떨면서 살까. 한국사람은 전설 앨범을 내고 자살을 꿈꿨다고 한다. 그가 그때 죽었다면 그후의 앨범은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보다 더 유명해졌을지 모른다. 그 모든 어쩌면은 사실 만약에 불과한 것인데


살아서 보지 못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나는 신을 믿지 않는다. 인문학을 공부할수록 믿을 수 없게 됐다. 외계인도 신도 판타지 속 모든 것들은 다 인간을 닮았다. 인간의 상상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한계일지 모른다. 걸리버 여행기도 그랬다. 당시에도 그것은 판타지를 빌린 사회 비판(까기 위한) 작품이었다. 테러블 테리(별명이다)는 외계인이 인간과 유사한 이유를 지적한다. 


물론 나는 영적인 어떤 것들에 대해선 믿는 편이다. 이런 말을 하면 사이비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아빠와 태백산 천재단에 등산하던 겨울에 봤었다. 천재단에 소복만 입은 여성이 제를 지내고 있었다. 아이젠을 끼고 있던 내 등산화와 다르게 맨발이었고 맨살이었다. 어떤 말로 할 수 없는 감각을 느꼈다. 내가 입고 있던 두꺼운 패딩을 뚫는 칼바람이 그한테는 무색했을까. 아빠는 조용히 기도를 올렸고 난 제를 지내는 그를 멍하니 쳐다 봤다.


한번은 무당이 내게 얘기했다. 기가 세다고. 거기서 말하는 기는 우리가 말하는 기와 다를 거다. 나는 소심하고 싸움도 못한다. 신내림이란 어떤 존재일지 궁금했다. 예전부터 하늘과 땅(사람)을 잇는 존재였던 무당은 


지금에선 어떤 의미를 가질까. 할머니가 무당이였다는 친구가 있다. 그런데 할머니가 죽기 직전에 남긴 말이 하나 있다고 했다. 교회 가라.

그 친구네 집은 그날부터 교회를 믿는다고 했다. 평생을 무속 신앙을 섬기던 할머니가 하느님을 믿으라고 했다는 말은 가히 놀라우며 소름이 끼쳤다. 


뭐 그런 집안도 있고 아닌 집안도 있는 거지. 난 그냥 다 자유라고 생각한다. 정치 성향도 마찬가지다. 자꾸만 진영 논리를 내세우며 서로를 헐뜯지 말고 본질을 봤으면 좋겠다. 가장 중요한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해야 하는 걸 왜 모를까. 칸트가 신학자들을 상대로 '게으른 이성'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었다. 그것이 지금의 진영 논리와 유사하다. 이미 답을 정해놓은 이론과 가설과 문제는 본질적인 답을 모색하지 못한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이유가 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라는 결론이라면,


그게 세상에 어떤 유의미한 효과를 일으키겠는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싸우는 사회를 보면 답답하면서도

나도 언젠가 그들과 다를 없어진다는 두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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