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들판
여린 연둣빛의 풀이 돋는 건
겨우내 생긴 생채기의 어색한 새살
휑한 마음을 보듬는 어린 손
연초록 들판은 봄의 희망을 약속한
문신 같은 것이라 생각했다
새살에 등을 대고 누우면
내게도 상처를 덮는 새살이 돋아
푸르게 시작할 줄 알았지 적나라한
세상을 마주 보니 시리고 아파서
눈물이 날줄 몰랐다
연한 빛의 당신은 여린 새살이 아니었다
봄이 감춘 시퍼런 칼날
베이고 흩뿌려진 연둣빛 피는 세상에
보내는 경고 각성하라 외치는 아우성이었음을
기억하라 잔인했던 사월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