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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데려온 나무

by 보통의 건축가

햇빛이 데려온 나무가 있어

초대하지 않아도 창문을 넘어 들어오는

햇빛은 누군가를 데리고 다니지

가끔 혼자 찾아 와 방에 앉아 있으면

무례함에 커튼을 닫아버리기도 해

오늘처럼 추위에 떨고 있는

나무를 데려 온 건 얼마나 기특한지

복도가 비좁을까 벽에 붙어

알아채지 못할 만큼 과묵한 움직임

햇빛을 흔드는 나무를 내일 또 볼까 해

왠지 한낮의 복도를 사랑하게 되고

또 어딘가 햇빛이 데려온 친구가 있을까

설레며 집을 서성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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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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