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데려온 나무가 있어
초대하지 않아도 창문을 넘어 들어오는
햇빛은 누군가를 데리고 다니지
가끔 혼자 찾아 와 방에 앉아 있으면
무례함에 커튼을 닫아버리기도 해
오늘처럼 추위에 떨고 있는
나무를 데려 온 건 얼마나 기특한지
복도가 비좁을까 벽에 붙어
알아채지 못할 만큼 과묵한 움직임
햇빛을 흔드는 나무를 내일 또 볼까 해
왠지 한낮의 복도를 사랑하게 되고
또 어딘가 햇빛이 데려온 친구가 있을까
설레며 집을 서성이고 있어
<장소의 발견> 출간작가
양수리에서 투닷건축사사무소를 꾸려가고 있는 건축가 조병규입니다. 지금은 남의 집구경을 하는 SBS 좋은아침하우스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연락처 : 010-770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