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을 탐하는 깍지는
낚시 바늘 같아서
도망칠 여지를 남길 수가 없어서
직조된 손이 마치 운명 같아서
시선은 자꾸만 손으로 향한다
마주 잡은 손의 약속은
그래서 부질없음이다
헤어질 결심을 잠시 유보하는 것
언젠가 다시 만날 거란 약속은
물에 떨궈진 핏방울 같아
곧 흐려질 것이다
차라리 어깨에 손을 얹고
네가 보는 곳에 눈을 맞추며
그렇게 말없이 발을 내딛는 것이
유한한 시간을 함께 한다는 것이
기쁘게 슬플 것을 예감한다는 것이
동행의 끝이 아름다울 수 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