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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의 건축가 May 29. 2023

콩을 깐다는 건

장모님의 허리가 걱정이다.

연세가 많으셔서 수술을 한다는 것이 아내에게는 가장 큰 걱정과 두려움일텐데, 못난 남편 좋아하는 완두콩밥 해준다고 콩을 한자루나 사왔다.

나도 옆에서 콩을 까며 할머니 생각이 났는데, 아내는 오죽할까


콩을 깐다는 건


콩을 깐다는 건

적자 난 이달의 가계부와

접힌 허리의 어미 걱정을

잠시 덮어두려는 것


등을 가르면 나란한 녹색의 척추

윤기 흐르는 그 알알이 어여뻐

콩을 까는 내가 그저 어미였으면

한자루 금방이지 했으면


어린 어미와 늙은 내가

두런두런

그렇게 콩을 깠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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