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울
중력과의 싸움에 지고 나서야
이름을 가진다
그리고 부서져 존재를 지운다
한방울은 마지막 안간힘
죽음을 앞 둔 자의 절박함으로
찰나를 산다
몸을 살 찌우면 떨어져 죽을 것
알지만 빛나는 죽음의 미혹이다
땀처럼 흐르고 사는 나는
그 한방울이 무섭고 부럽고 밉다
그저 한방울 뿐이라고
대지를 적시지 못한다고 외면한다
임계점을 넘기는 마지막 한방울
완성된 네가
나는 절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저 흐르면 닦아질 땀이 될까
등뒤로 식은 땀이 흐른다
#시쓰는건축가 #보통의건축가 #두물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