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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Poem1

아기의 시

by lee nam

아기는 작은 입술을 열어

세상에 첫 시를 읊조린다.

옹알거리는 그 소리는

봄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처럼

부드럽게 퍼져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아직 말이 되지 않는 소리 속에

세상의 모든 진실이 숨 쉬고,

그 작은 숨결은

아직 쓰이지 않은 시의 시작이 된다.

웃음과 눈물 사이를 오가는 순간,

아기의 시는

맑은 시냇물처럼 고요히 흐른다.


엄마의 품 안에서

순수한 음률로 노래하는 아기,

그 소리는 아무도 모르는

가장 깊은 사랑의 고백이다.


말을 배우지 않은 작은 입술이

가장 아름다운 시를 쓰고,

그 소리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언어를 듣는다.

옹알. 옹알. 옹알. 옹알

새벽이 오기 전

세상이 처음 읊었던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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