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뻗은 가지 위로
눈송이들이 가만히 내려앉는다.
그 무게 없는 손길이
얼어붙은 나무의 어깨를 감싼다.
차갑게 흐르는 침묵 속에서도
나무는 하늘을 향해 손을 내민다.
마치 숨겨둔 노래를 꺼내듯,
그 안엔 묵은 겨울을 밀어낼 힘이 있다.
가지만 남은 허전함도,
텅 빈 바람도,
나무에겐 지나가는 고요일 뿐.
눈 속에 묻힌 씨앗이 꿈꾸듯,
그 안에선 새순이 숨 쉰다.
눈 녹은 자리마다
흙냄새와 햇살이 찾아올 것이다.
겨울의 하얀 적막 속에서도
나무는 다시 푸르름을 약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