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Poem1

푸르름에 대한 약속

by lee nam

허공에 뻗은 가지 위로

눈송이들이 가만히 내려앉는다.

그 무게 없는 손길이

얼어붙은 나무의 어깨를 감싼다.


차갑게 흐르는 침묵 속에서도

나무는 하늘을 향해 손을 내민다.

마치 숨겨둔 노래를 꺼내듯,

그 안엔 묵은 겨울을 밀어낼 힘이 있다.


가지만 남은 허전함도,

텅 빈 바람도,

나무에겐 지나가는 고요일 뿐.

눈 속에 묻힌 씨앗이 꿈꾸듯,

그 안에선 새순이 숨 쉰다.


눈 녹은 자리마다

흙냄새와 햇살이 찾아올 것이다.

겨울의 하얀 적막 속에서도

나무는 다시 푸르름을 약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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