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쪼그리고 앉아
흙을 파고 돌을 내던지면
어머니의 손끝이 닿은 듯,
땅속 깊은 곳에서 작은 채소들이
고요히 꿈틀거린다.
바람에 실린 먼지처럼 어머니의 목소리
흙을 부드럽게 골라야 채소가 잘 자란다.
손에 남은 따스한 온기,
그 말이 텃밭을 통해 다시 살아난다.
어머니는 채소밭에 두렁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웃고 계신다.
그 웃음은 푸른 채소가 되어
내게로 와 뿌리내린다.
손가락 한 마디씩 쑥쑥 자라는 채소들
어머니의 기억을 담고,
그 속에서 나는 어머니를 다시 만난다.
텃밭에 살아있는 어머니,
마음속에 품고 그 모습을 그리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