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Poem1

텃밭에 살고 있는 어머니

by lee nam

텃밭에 쪼그리고 앉아

흙을 파고 돌을 내던지면

어머니의 손끝이 닿은 듯,

땅속 깊은 곳에서 작은 채소들이

고요히 꿈틀거린다.


바람에 실린 먼지처럼 어머니의 목소리

흙을 부드럽게 골라야 채소가 잘 자란다.

손에 남은 따스한 온기,

그 말이 텃밭을 통해 다시 살아난다.


어머니는 채소밭에 두렁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웃고 계신다.

그 웃음은 푸른 채소가 되어

내게로 와 뿌리내린다.


손가락 한 마디씩 쑥쑥 자라는 채소들

어머니의 기억을 담고,

그 속에서 나는 어머니를 다시 만난다.

텃밭에 살아있는 어머니,

마음속에 품고 그 모습을 그리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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