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마주할 때마다 조금씩 달라진 내 모습을 발견한다. 양눈썹 사이에 자리 잡은 주름, 목에 그어진 가로줄의 무늬들, 그리고 얼굴 위에 늘어가는 검은 점들. 젊은 시절에는 이런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피하려 애썼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거울 속의 나를 더 이상 외면하지 않는다. 변화는 삶의 흔적이고, 그 자체로 소중한 이야기를 품고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자중자애의 미학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자중은 나의 모습과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다. 얼굴에 새겨진 주름은 내가 웃었던 순간들의 기억이고, 목에 그어진 줄은 내가 살아온 세월의 깊이일 뿐이다.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이 때로는 낯설고 조금은 아쉬울지라도, 그것은 내가 걸어온 길과 맞닿아 있다. 나는 이제 이런 흔적들에 스스로를 책망하기보다는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사랑하려 한다.
자애는 자중과 손을 맞잡는다. 얼굴의 작은 점 하나까지도 나를 구성하는 일부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비로소 나 자신을 더 깊이 아끼게 되었다. 완벽한 모습이 아니어도 괜찮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나를 더 온전히 살게 해 준다. 나의 몸과 마음은 오랜 세월 나를 지탱해 준 소중한 친구와 같으니, 그 친구를 따뜻하게 보듬어야 하지 않을까.
또한, 자중자애는 외부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나를 지키는 힘을 준다. 젊음과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도, 내가 걸어온 길과 시간의 흔적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나의 주름과 흉터는 실패와 성장, 기쁨과 슬픔의 흔적이다. 그것들은 나를 더 깊이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이런 흔적들로 인해 내가 더 단단해졌음을 스스로 믿는다.
삶의 마지막 순간, 거울 속의 나를 다시 마주할 때 어떤 마음일까. 나는 주름지고 늙어버린 모습 속에서도 스스로를 아끼고 존중했던 시간들을 떠올리고 싶다. 자중자애로 채운 나의 삶은, 나에게도 그리고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따뜻한 흔적을 남길 것이다. 나의 얼굴과 삶에 새겨진 모든 자취는 내가 스스로를 아껴온 증거이며, 그것은 내가 걸어온 길이 진정 아름다웠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표시일 것이다. 오늘도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나 자신을 마음껏 사랑하는 하루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