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Essay2

굴러온 돌과 박힌 돌

by lee nam

어느 단체에나 새롭게 합류하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이 두 그룹을 흔히 “굴러온 돌”과 “박힌 돌”로 비유하곤 합니다. 굴러온 돌은 신선한 에너지와 새로운 시각을 가져오지만, 박힌 돌은 경험과 안정감을 제공하며 그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왔습니다. 이 둘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단체는 더 큰 성장과 화합을 이루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때때로 이 둘 사이에 보이지 않는 긴장과 갈등이 생기곤 합니다.


굴러온 돌은 흔히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기존 구성원들과 어울리려는 과정에서 많은 눈치를 보게 됩니다. 이들은 “내가 이곳에서 정말 환영받고 있는 걸까? “라는 질문을 품으며 애써 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낯선 곳에 발을 들인 사람의 불안과 고군분투는, 그들의 마음속에서 잔잔한 파도를 일으킵니다. 하지만 이 굴러온 돌이야말로 단체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귀한 존재임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반면, 박힌 돌은 이미 터를 잡은 만큼 그 자리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이 강합니다. 자신이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노력과 헌신이 인정받기를 바라고, 그 자리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려 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굴러온 돌을 의심하거나 경계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나 익숙한 것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에서 비롯됩니다. 하지만 박힌 돌은 굴러온 돌이 가진 새로운 가능성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더 깊이 뿌리내리고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둘 사이의 갈등은 결국 이해와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됩니다. 박힌 돌은 굴러온 돌의 긴장과 노력을 헤아리고, 굴러온 돌은 박힌 돌의 헌신과 역사를 존중할 때, 두 돌은 함께 더 단단한 터전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굴러온 돌은 박힌 돌에게 새로운 물결을, 박힌 돌은 굴러온 돌에게 안정감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서로의 자리를 빼앗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는 존재로 인식할 때 진정한 화합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결국, 굴러온 돌과 박힌 돌은 함께 만들어가는 풍경의 일부입니다. 하나는 움직임과 변화를 상징하고, 다른 하나는 안정과 지속성을 대표합니다. 이 두 가지가 조화롭게 공존할 때, 우리는 더 아름답고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고, 함께 어우러져 하나의 튼튼한 기반을 세우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돌고 도는 사랑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