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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nam Nov 21. 2024

감사가 피워낸 꽃

        한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불평과 불만 속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날마다 신세를 한탄하며 사소한 일에도 불만을 터뜨리곤 했다. 덥다고 짜증을 내고, 춥다고 불평을 쏟아내며, 세상이 늘 자신을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영향 아래서 자란 그녀에게 불평은 자연스럽게 학습된 습관이었다. 그녀도 세상의 모든 일에 불만을 가지며 자신의 감정을 쏟아냈다. 불평은 그녀의 언어였고,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었다.


        그러던 그녀가 결혼을 했다. 남편은 그녀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그는 긍정적인 태도를 지녔고, 감사를 생활화하며 살았다. 더 놀라웠던 것은 그의 어머니, 즉 그녀의 시어머니였다. 시어머니는 힘든 상황에서도 감사의 이유를 찾아냈다. 비가 와도 “마당 쓸기 좋겠네”라며 웃고, 날이 더워도 “곡식이 잘 여물겠다”라고 말했다. 남편 역시 어머니의 이런 태도를 닮아 감사의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남편과 시어머니의 모습은 그녀에게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남편이 그녀의 불평을 들어주지 않을 때면 그녀는 더 큰 불평으로 그를 비난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그녀에게 ‘153 감사운동’을 제안했다. 하루에 선한 일 한 가지, 감사 다섯 가지, 웃음 세 번을 실천하는 간단한 운동이었다. 처음에 그녀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억지로 감사를 찾아내려니 답답하고 불편했다. 하지만 남편의 권유로 시도한 감사는 점차 그녀의 삶을 바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루에 하나의 감사조차 찾아내기 어려웠지만, 몇 달이 지나자 세 개, 다섯 개의 감사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었다. 1년 후에는 사소한 일에도 감사를 느끼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평이 그녀의 입에서 점차 사라졌고, 감사가 그 자리를 채워 갔다.


       감사의 힘을 깨달은 그녀는 2014년, 자신이 배운 것을 바탕으로 ‘애도’라는 세미나를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가족의 죽음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유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첫 세미나는 겨우 두 명만이 참가했다. 어머니와 딸이 함께 온 작은 모임이었다. 상황만 보면 실패처럼 보였지만, 그녀는 거기에서도 감사할 이유를 찾아냈다.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라서 감사하고, 모녀가 함께여서 감사하고, 소규모라 더 집중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작은 시작이었지만, 그녀는 그 순간을 실패가 아닌 감사로 채워 갔다.


       감사는 그녀의 삶을 완전히 바꿨다. 어릴 적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불평이라는 씨앗은 감사로 대체되었고, 감사는 그녀의 삶에 새로운 꽃을 피워냈다. 불평이 가득했던 과거와는 달리, 그녀는 이제 힘든 상황에서도 감사를 찾을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단순한 개인적 변화가 아니라, 감사가 얼마나 강력한 삶의 동력이 되는지 보여주는 증거였다. 감사가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또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전해지는지. 그녀의 삶에서 피어난 감사의 꽃은 다른 이들의 마음에도 씨앗을 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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