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say

무지개다리

<자연 수필>

by lee nam

반려견이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 사람들은 슬픔 속에서 이별을 받아들인다. 무지개다리는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난 뒤 평온한 안식처로 향하는 길로, 우리의 사랑하는 친구가 아픔 없이 편안해지는 공간으로 비유되곤 한다. 그런데 무지개다리는 단지 반려동물의 안식을 위한 길만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우리 인간관계에서도 서로 간에 이 무지개다리를 놓아야 할 때가 있지 않을까?


사람 사이의 무지개다리는 더 넓은 의미를 가진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인연을 만나고, 그 속에서 깊은 유대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때로는 오해나 상처로 관계가 끊어지기도 한다. 그러한 순간, 반려견이 무지개다리를 건너 안식에 도달하듯, 우리도 서로 간에 무지개다리를 놓아 관계를 회복하고 서로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 다리는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의 각기 다른 색처럼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품고, 우리가 다시 손을 맞잡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상징이다.

빨강은 사랑과 열정을 뜻한다. 처음 만난 이에게 마음을 열고 소중한 관계를 쌓아간다. 하지만 때로는 그 사랑이 상처로 남기도 한다. 주황은 소통과 활력을 나타내며, 서로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다. 노랑은 희망과 기쁨을 상징하며, 관계 속에서의 소소한 행복을 나누는 역할을 한다. 이 모든 색이 합쳐지며 무지개다리의 기초를 이루고, 관계가 단단히 서 있을 수 있도록 한다.


초록은 성장과 회복을 뜻한다. 관계가 깨졌을 때, 다시 다가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픔을 통해 성장하고 다시 함께 설 힘을 얻는 과정은 이 다리 위에서 이루어진다. 파랑은 신뢰와 안정감을 나타낸다.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질 때 우리는 서로를 지켜주는 존재가 되고, 그 안에서 깊은 유대감이 형성된다.


남색은 우정과 연대를 상징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쌓인 추억이 관계를 더욱 견고히 한다. 마지막으로 보라는 그리움과 추억을 담고 있다. 떠나간 존재를 그리워하며, 이별의 아픔조차도 소중한 경험으로 남게 된다. 이렇게 다양한 감정이 무지개다리 위에 아롱아롱 빛나며, 우리는 서로의 깊은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이 무지개다리를 통해, 나와 다른 사람 사이의 소통과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관계가 한때는 부서진 듯 보일지라도, 다시 다리를 놓을 용기를 내는 것이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진정한 길임을 느낀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이 무지개다리를 넘어 서로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더 나은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이 무지개다리는 우리를 연결해 주는 소중한 존재이자, 관계의 힘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신비로운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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