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서, 잠시 멈추기로 했다 >
아들의 결혼식도 잘 마무리하였고
어머니께서도 요양원에 안정적으로 잘 지내신다.
한의사 선생님께서는 예민한 성격의 부인에게 생각을 끊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머릿속 복잡한 생각을 끊어내기 위해
5월의 제주, 한 달 동안 서귀포에 머물며 걷는 삶을 시작하려 한다.
올레길의 숨결 따라 5~10km씩 걷고, 푸른 바람에 이끄는 오름을 오르며
한라산의 품에 안겨 자연의 장엄함을 느껴보려 한다.
길 끝에 만나는 노포 식당의 정겨운 밥상,
걷기 끝자락에서 마주치는 핸드드립 커피 한 잔의 여운.
때로는 미술관의 고요 속에,
때로는 오래된 정원의 빛과 그림자 속에 머무를 예정이다.
이 여정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느리게 걷고 깊이 바라보는 한 달의 삶이다.
자연과 예술, 그리고 따뜻한 제주 사람들과의 만남이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리라 믿는다.
< 서른 개의 순간, 제주가 들려준 이야기 >
1일 1컷 사진 속에 눌러 담은, 서른 날의 제주 이야기 기록해 보기로 했다.
1컷 : 약천사 새벽 예불
< 신성한 장소에서의 일 배는 꼭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한 달간의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을 기원하였다.>
2컷 : 군산오름의 풍광
< 차로 쉽게 오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군산오름은 맑은 날이면 한라산과 바다조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3컷 : 올레길 9코스 안덕계곡길에서 만난 밀밭
< 남부발전소 앞의 밀밭이 바람결에 흩날렸다. 고흐의 노란 물결의 편지 '까마귀가 나는 밀밭'이 생각났다. >
4컷 : 절물오름 새우란 군락지
< 절물오름 휴양림에서 조성 중인 새우란 복원지에서 매력적인 새우란의 자태를 발견했다. >
5컷 : 월드컵 경기장 제주 FC : 울산 FC 1:2 (울산승리)
< 역대급 재미난 경기였고 꼭 원정팀 응원석에서 보자. 제주까지 응원온 서포터스는 광팬들이다. >
6컷 : 이중섭 거주지 새벽 산책과 새벽올레시장
< 이중섭처럼 새벽 산책을 즐기며 올레시장에 가서 따뜻한 오메기떡도 맛보고 오면 굿..>
7컷 : 노꼬메 오름
< 한라산을 바라보면서 산등성이를 걷는 길은 마치 돌로미티를 연상케 하였음.>
8컷 : 서건도의 일출
< 서귀포 일출의 명소로 소문난 서건도는 물때를 잘 맞추어야 하면 겨울철에는 범섬 위에서 해가 뜬다고 한다>
9컷 : 귤향기 진한 올레길
< 5월 초는 밀감꽃이 만개하여 올레길마다 진한 향기로 가득한 꽃길이다. 이맘때 제주에서 올레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다. >10컷 : 엉또 폭포의 위용
< 비가 100mm 이상 폭우가 오는 날이면 엉또 폭포에 꼭 가보자. 이런 장관을 만날 수 있다.>11컷 : 서귀포항의 새벽풍경
< 새연교를 아침산책을 하면서 보이는 서귀포항의 같은 풍경을 이중섭도 보고 그림으로 그렸을 것 같다. >12컷 : 맑은 날의 한라산 풍경
< 이렇게 맑은 한라산을 볼 수 있는 날이 생각 외로 많지 않다. 많은 비가 온 다음날에는 반드시 한라산을 보러 가자 >
13컷 :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서귀포
< 새백 일출을 보러 간 강정포구에서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서귀포의 풍광을 보면서 서귀포는 지루할 틈이 없은 자연경관을 가진 곳이라 확신하였다. >14컷 : 에스케이 텔레콤 오픈 골프대회
<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홀이라고 하는 핀크스 9번 홀 최경주 아일랜드 홀이라고도 한다. >
15컷 : 한라산 영실기암과 윗세오름
<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은 윗세오름의 철쭉과 푸른 하늘, 그리고 백록담의 전경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달력사진중 하나이다. >
16컷 : 에스케이 텔레콤 골프대회 진행요원
< sk 텔레콤 대회를 운영하는 진행요원이다. 푸른색 초원, 파란색 하늘, 흰 구름 그리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사람 >17컷 : 방주교회
<노을이 지는 방주교회를 찾았다. 수요일과 일요일 11시 예배시간을 맞추어가면 같이 예배를 할 수 있다. >18컷 : 금오름
< 효리네 민박집으로 유명해진 금악오름이다. 작은 한라산이라고도 한다. >19컷 : 5월의 제주 메밀밭 풍경
< 5월의 메밀밭 풍경이다. 육지 사람들에게 5월에 메밀꽃을 상상하기 어렵다. 제주는 메밀이 2 모작 가능하여 두 번 피는 꽃이라고 한다. >
20컷 : 다랑쉬 오름의 소사나무 숲터널
< 오름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다랑쉬 오름이다. 한라산, 성산일출봉 보다 더 멋진 곳은 소사나무 숲 터널이었다. >21컷 : 다랑쉬 오름의 분화구
< 다랑쉬 오름의 분화구이다. 둘레를 한 바퀴 돌 수 있고 앞쪽으로 일출봉이 보이면 아래쪽에 소사나무 숲터널이 있다. >22컷 : 프릳츠 카페
< 내가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처음 접한 프릳츠 커피숍이다. 나에게는 여기가 성지나 다름없는 곳이다. >
23컷 : 작별하지 않는다
< 이빈에 읽어본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여행 중에 숙소에서 다시 한번 읽어볼 생각이다. >
24컷 : 새천년 비자나무
< 비자림 새천년비자나무이다. 800년 비자나무로 사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80년 사람으로 사는 것이 좋은지 물어보고 싶다.>25컷 :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
< 운무가 너무 심해서 9번 홀만 진행하고 마무리한 골프 여행, 아쉬웠지만 다시 한번 재 도전해 보기로 했다. > 26컷 : 새벽 강정 방파제에서
< 새벽 강정항의 방파제로 나선다. 강정항 로고 뒤로 한라산이 멋지게 나오는 사진을 다시 업로드하였다. >
27컷 : 수풍석 박물관
< 유동룡 건축가의 수풍석 박물관이다. 4계절 모두 한 번씩 다 가보는 것이 목표이기도 하다. >28 컷 : 중문 색달해수욕장
< 중문 색달해수욕장 맨발걷기 해변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저녁놀이 보이는 색달해수욕장이다. >
29컷 : 쇠소깍의 카약
< 쇠소깍 카약놀이는 신선놀음이라 서귀포 여행의 필수 코스이다. 해질녁에는 물속의 숭어들이 쇼를 보여주어 기쁨이 배가 된다. >30컷 : 곶자왈 환상숲 어린 단풍나무
< 작은 단풍나무는 3살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씨가 날아온 시간은 8년전이었다고 한다. 콩자개난과 함께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
< 제주는 내가 쉬는 법을 가르쳐준 곳이다.>
남들은 말한다,
가성비 좋은 외국으로 떠나는 게 더 낫다고.
하지만 나는 안다.
나는 제주의 바람과 돌담, 그 고요한 숨결이 더 좋다.
비행기가 멀리 날지 않아도,
마음은 이 섬에서 더 깊이 쉬어간다.
익숙함 속에 스미는 낯선 아름다움으로
나는 나를 다시 만나고, 오래된 나를 다정히 껴안는다.
그러니 내게는 이 섬 하나면 충분하다.
외국보다, 아니
그보다 더 먼 마음의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게 해주는 곳이니까.
표지사진 설명: 서귀포에서의 한달살이는 대도시의 편리한 삶과 시골의 고요한 삶이 공존한다. 대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운동경기관람, 박물관과 미술관 방문, 골프장 갤러리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0분만 나서면 한라산이고 바다이고 자연이다. 그리하여 이곳은, 삶의 균형이 조용히 회복되는 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