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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 내 하루를 흔들지 않도록...

껄무새는 오늘도 웁니다.

by 올제

주식을 시작한 지 약 두 달이 지났다.


당연히 손실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심하지는 않다.

나만의 원칙을 세우고 지키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평범했던 나의 세상이 파도가 쳤고 '나'라는 작은 배는 파도 속에 자주 흔들렸다. 주식이 오르면 팔고 싶고, 내리면 사고 싶은 그 심리적 동요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이젠 단순한 전략을 써보기로 했다.


< 나는 매일 '껄무새'가 되어 가고 있었다.>


“그때 그 주식 살걸...”

“그때 팔았어야 했는데...”

살다 보면, 습관처럼 튀어나오는 말이 있다.

요즘은 그런 사람을 '껄무새'라고 부른다.

“~할걸, ~했어야 했는데”처럼 후회와 아쉬움이 담긴 말을 자주 반복하는 사람이다.

‘할걸’이라는 표현과, 무의미하게 반복하는 ‘앵무새’가 합쳐진 신조어다.


제주 여행 중 SK텔레콤 오픈 골프대회에 갤러리로 참가한 일이 있다.

프로 선수들의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골프를 시작한 골린이가 이런 프로들과 시합해서 한 홀이라도 이길 확률이 과연 몇 퍼센트나 될까?”


결과는 뻔하다. 정답은 분명하다. 1% 미만이다.


프로는 오랜 시간 연습하고, 많은 경기를 치르며 코스의 흐름과 바람의 방향까지 계산한다.

반면 골린이는 클럽 잡는 것조차 아직 익숙하지 않다. 이건 주식 시장에서도 똑같다.


오랫동안 공부하고 기업을 분석해 온 전문가와 이제 막 시작한 주린이가 수익률을 겨룬다는 건

출발선부터 다르니 애초에 공정한 싸움이 아니다.


두 달 동안 고른 10 종목에 각각 약 100만 원씩, 총 1,000만 원을 분산 투자하였다.

수시로 주식 상황을 확인하고 매매하고 싶은 욕구를 줄이기 위해 휴대폰의 주식 어플을 삭제하기로 했다.

회사의 미래 성장성을 믿고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나 만의 방법을 찾아본 것이다.

앞으로 1년 동안은 네이버(NAVER)에서 오르내림의 큰 변화만 관찰하기로 하였다.


내가 선정한 종목은 다음과 같다.

바이오 2 종목

반도체 2 종목

조선 1 종목

AI 관련 2 종목

피부미용 1 종목

기타 2 종목



< 내가 1년 장기투자를 하려는 이유>


1.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주린이는 정면 승부를 피한다.

심각한 정보의 비대칭이다. 기관 투자자나 큰손들은 더 빠르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접하지만, 개미는 공개된 정보에만 의존해야 한다. 이는 늦은 판단과 오류로 이어지기 쉽고, 얕은 정보에 기대면 결국 운에 맡기게 된다.


2. 조급한 마음으로 심리의 함정에 빠지지 않겠다.

탐욕과 공포, 조급함과 후회. 이런 감정들이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남이 사면 따라 사고, 남이 팔면 따라서 파는 ‘군중 심리’에 쉽게 휘둘리게 된다.


3. 단기 수익에 대한 집착을 피해야겠다.

장기적 안목보다 단기 수익에 몰두하다 보면 기업의 본질보다 그럴듯한 ‘이야기’에 끌리고,

결국 거품에 휩쓸린다.


4. 무엇보다도,

주식이 내 하루를 흔들지 않도록,

나는 이제 ‘1년’이라는 긴 숨을 들이쉬기로 했다.


시장의 소음은 멀리 두고,

순간의 이익보다 시간을 믿기로 했다.


단순함과 인내로, 나의 투자는 4계절처럼 자연스럽게 흐를 것이다.

그 이름은, 1년 장기투자다.


표지사진설명: 5월 17일 제주 핀크스 골프장에서 sk 텔레콤 오픈에 갤러리로 참여하였다. 이벤트 행사로 3번의 퍼팅을 하여 1회, 2회, 3회 성공하면 각 각 상품을 주었다. 나는 2회 성공하여 타이틀리스 골프공 3피스 한 세트를 상품으로 받았다. 순간 이런 착각이 들었다. 골린이 수준인 내가 골프 천재라는 착각과 함께 나는 잠시 타이거 우즈의 먼 친척쯤 되는 줄 알았다.


"그럼 주식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주식과 골프는 다르다. 골프는 어쩌다 한번 좋은 샷으로 좋은 기분을 가질 수 있지만 그것이 실력은 아니다. 일천만 원의 내 계좌가 500만 원이 될지 2천만 원이 될지 1년 후를 기약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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