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지나 겨울.

10주 6일, 미주신경성 실신

by 시몬

우리는 뱃 속의 아이를 겨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2월이 겨울이냐는 반문을 듣고 있다.

내가 제일 많이 부를 이름인데 뭐 어떠냐는 생각에 잔뜩 고집도 피웠고, 한여름에 모두가 겨울을 기다리는 마음처럼 함께 겨울이를 기다리는 것 같아 나는 겨울이가 참 좋았다. 손가락으로 3cm를 어림잡아보며 서로의 배에 가져다대며 웃어보기도 하고, 괜스레 배를 쓰담아주기도 한다. 부성애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3cm의 겨울이에게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여름이다.

그리고 오늘 7월 28일, 아내가 어지러움을 느끼고 주저 앉았다. 오전에 일을 하고 있는 중, 앞이 안보였다는 카톡을 읽고 급하게 전화를 했다. 아침 공복 시간이 너무 길었는지, 갑자기 일어났는데 앞이 하얗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어디로 전화를 해야하는지도 모르고 고민에 빠져 혼자 두려워했을 아내에게 너무 미안했다. 아침에 억지로 토마토라도 주고 갈 걸, 거실에 에어컨이라도 틀어놓을 걸, 미리 먹을 것들 좀 장을 봐놓을 걸. 먹덧이 끝났다는 소식에 너무 안일했다. 일을 빨리 마치고 와서, 울컥이는 마음을 누르고 안아주며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것 밖에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안정감, 안도감, 미안함, 불안함 중 안정감만 전달이 되었으면 하는 야박한 마음뿐이었다.

카트에 간식거리와 비상식량들을 잔뜩 채우고 돌아가는 10주차의 마지막날,

모두가 기다리는 겨울이 여느날과 같이 찾아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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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가 2초 정도 배치기를 했다.

우리 눈에만 보이지만 몇번이고 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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