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에도 다양한 고통이 있다
여동생은 간밤에 감을 깎다 왼손 검지손가락을 크게 베어 아침 일찍 응급 수술에 들어갔다. 그저 깊게 베인 것이 아니라 살점이 크게 떨어져 나가게 베어 예후가 좋지 않았다. 의사가 일단 떨어진 살점을 봉합해 놓긴 했는데 이게 붙으면 괜찮지만 붙지 않으면 엉덩이 조직을 떼어 이식해야 한다고 했다.
꿈에서 여동생 손을 잡지 못한 게 너무 후회되었다. 단순히 꿈일 뿐이라 치부해도 되지만 꿈은 너무나 생생했다.
그렇게 약 한 달 뒤, 여동생은 퇴원하고 다시 회사로 복귀했다. 안타깝게도 이게 끝이 아니었다. 비가 많이 내리던 날에 여동생은 발목을 접질려 골절을 입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신병이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해가 바뀌어 2024년이 되었다. 지금의 남자친구를 사귈 초반에 남자친구가 축구를 하다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 평소에도 스퀴시와 축구로 열심히 운동을 하던 사람이라 몸은 튼튼한 사람이었다.
그래. 이때까지도 나는 신병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렇게 또 한 달 뒤, 나는 헬스장에서 점핑 수업을 수강하고 있었다. 수업을 담당하시는 강사님이 내게 친절하게 잘 대해주셨고 나도 참 좋아했다.
3월 14일 목요일, 그날도 수업을 들으러 갔다. 수업 시작 전 강사님이 공지하셨다. 어제 오후 7시경에 헬스장에서 운동하다가 갈비뼈가 한 대 부러지셨다고. 그래서 본인은 운동 중 잠시 멈추고 쉴 수 있지만 수강생분들은 끝까지 하시면 된다고 하셨다.
어제 오후 7시쯤. 어제인 3월 13일은 내가 하루 종일 아파서 정신을 못 차리던 날이었다. 몸이 아픈 것보다 이상하게 정신이 오락가락했다. 그러다 내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 이부자리에서 일어난 시각이 오후 7시쯤.
이때부터 나는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곧바로 신어머니께 문자로 연락드렸다. 신어머니께서는 법당에 한 번 찾아오라고 하셨다. 그렇게 날을 잡고 찾아뵙기로 했는데 신어머니께서 당부하셨다.
법당에 찾아오기로 한 이후부터 더 힘든 일이 생길 수 있으니 디치지 않게 조심하라고 하셨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들었지만... 바로 다음날인 3월 15일에 일이 터졌다.
소파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있다가 내려오려고 땅에 발을 디디는 순간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어? 하는 순간 발목을 크게 접질려 주저앉았다. 어안이 벙벙했지만 그냥 발목을 삐었구나 하고 넘겼다. 컴퓨터로 일을 하다 발목이 너무 아파 살펴보니 퉁퉁 부어있었다. 붓기가 심상치 않아 결국 정형외과에 다녀왔다. 의사는 붓기를 보더니 깜짝 놀라며 엑스레이부터 찍어보자고 하셨고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인대와 근육이 손상되어 반깁스를 하고 한 달은 쉬어야 한다고 하셨다.
바로 어제 신어머니께서 당부하셨는데 이게 이렇게 되다니. 절망적이었다. 몸이 아픈 것보다 마음이 힘들었다. 엉엉 울며 신어머니께 전화드려 자초지종을 설명드렸다. 신어머니는 나를 달래주시며 앞으로도 조심하고 법당에 오는 날을 당길 수 있으면 당겨서 빨리 오라고 하셨다.
그렇게 3월 18일, 나는 신할머니 법당에 절뚝거리며 찾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