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다는 운명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by Aria

2024년 3월 14일 목요일

아침에 운동하러 갔다가 트레이너님의 부상 소식을 들은 나는 곧장 신어머니께 문자로 연락을 드렸다. 뵙고 상담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고 간략히 말씀드리고 나는 땀을 씻으러 목욕탕으로 갔다. 따끈한 물에 몸을 담그고 쉬다 일어서 나오는데 몸이 너무 무거웠다. 몸에 납덩어리를 달아놓은 것처럼 무겁고 발이 너무 아팠다. 온몸은 두드려 맞은 것처럼 아팠다.

발이 아프게 된 지 몇 달 되었다.


2024년 1월 12일 금요일에 나는 신어머니가 아닌 다른 무속인에게 상담을 받았다.

상담 내내 눈물이 흘러넘쳤지만 나는 참았다. 상담해 주시던 분이 내가 우는 건 신이 우는 거라고 소리 내 펑펑 울라고 하셨다. 이 말은 신어머니께 상담받을 때도 들었던 말이었다. 그리고 굉장히 조심스럽게 권하셨다.


일단 영험한 무당을 찾아 굿을 받거나 작두를 타고 몸을 낫게 해야 한다고 하셨다. 신내림은 나중 문제고 일단 아픈 것부터 해결하자고 하셨다. 그리고 신내림을 피하고 싶으면, 견딜 수 있으면 견뎌보라고 하셨다. 그런데 아마 많이 힘들 거라고. 나는 피할 수 없을 거라고 작게 덧붙이셨다. 또 내가 발이 많이 아플 거라고 하셨다. 이때 당시에 나는 발이 아프지 않았다.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겼다. 내가 아픈 발은 다른 치료가 아니라 작두를 타야 나을 거라고 하셨다.


이 상담을 받고 다음 달인 2월부터 발바닥이 너무 아프기 시작했다. 역시 병원에 가도 이상은 없었다. 처음엔 얼추 참고 다닐만했지만 나중엔 걷기도 힘들 정도가 되었다.


3월 14일에 오전에 신어머니께 문자를 드렸고 오후에 전화를 잠깐 했다. 신어머니는 잠시 방울을 짤랑짤랑 흔드시더니 내게 내리신 신이 한 분도 아니고 피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고 하셨다. 신어머니는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신가물들을 만나셨지만 이 길이 힘든 것을 알고 계시기에 최대한 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피할 수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물기 어린 목소리로 많이 힘들 거라고 하셨다.


원래 신어머니의 법당은 강원도에 있지만 마침 지금 의정부에 신할머니의 법당에 와있다고 의정부로 한 번 오라고 하셨다. 만나서 한 번 더 신께 여쭤보자고 하셨다. 나는 알겠다고 대답했다. 전화를 끊기 전 신어머니는 내게 당부하셨다. 아마 법당에 오기로 마음을 먹으면 더 아프고 다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하셨다. 나는 집에만 있는 내가 뭐 다칠 일이 있겠나 생각하고 조심하겠다고 대답했다.


다음 날 3월 15일 금요일 오전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다 오른쪽 다리에 힘이 훅 빠져서 주저앉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오른쪽 발목이 옆으로 꺾였고 빠른 속도록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서러웠다. 붓기가 심상치가 않아 가까운 정형외과에 혼자 택시를 타고 가 문을 열고 걸어갔다. 의사는 내 발목을 보고는 깜짝 놀라며 일단 엑스레이부터 찍어보자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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