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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a Jul 30. 2024

이것이 신의 조화인가-대학병원 검진 후기

내가 겪었지만 믿기 어려운 검사 결과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주 목요일에 대학병원 정기 검진을 다녀왔습니다. 제가 2018년에 자가면역질환을 진단받고 꾸준히 검사를 하고 있거든요. 신장까지 병이 퍼져서 서울아산병원에 가 며칠 입원하고 신장조직검사를 진행해 IgA신증을 진단받았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신장이라는 장기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고 IgA신증은 아직 원인이 뚜렷하지 않아 완치의 개념이 없는 병입니다. 저 또한 입원 당시 혈뇨와 단백뇨(소변에 혈액과 단백질이 검출되는 것)가 있었고 담당 간호사와 교수님에 의하면 혈뇨는 평생 낫지 않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이후 건강검진이나 여러 검사를 할 때마다 혈뇨가 나왔고요.

어떤 의사는 제게 나중에 나이가 들면 신장기능이 더 나빠져 투석을 생각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저도 간호사로서 투석실에서 근무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 절망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건강한 삶은 포기한 채 지난 목요일에도 대학병원을 방문했습니다. 6년째 하고 있는 익숙한 검사였기에 혈액을 채취하고 소변도 받아서 검사를 의뢰해 놓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2시간을 병원 근처 카페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기다렸습니다.


진료시간이 되어 외래를 방문했고 제 차례가 되어 진료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교수님이 반갑게(?) 맞아주셨고 결과를 함께 봤습니다. 교수님께서 제가 보기 편하게 모니터를 제 쪽으로 돌려주셨습니다.


놀랍게도 모든 검사 수치가 정상이었습니다.

'어? 이거 내 결과 맞나?' 싶을 정도로 낯선 결과였습니다.

교수님도 결과를 보시면서 염증 수치도 자가항체 수치도 간 수치도 혈뇨, 단백뇨, 빈혈 수치까지 모든 게 정상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덧붙이시기를, 이 정도면 다음 검진 예약 안 해도 되겠고 증상이 생기면 그때 병원을 방문하라고 하셨습니다.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야

저는 어안이 벙벙하여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습니다.

겨우 정신줄 붙잡고 인사 후 진료실을 나와 간호사의 안내를 받고 원무과로 향했습니다.


눈물이 흘렀습니다.. 두 번 다시는 건강해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고 포기했던 삶이 떠올랐습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신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사실, 신어머니께서 내림굿을 하고 나면 제 지병도 나을 거라고 하셨어요. 근데 솔직히 저는 믿지 않았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ㅠㅠ 죄송합니다ㅠㅠ 근데 진짜 나았어요 엉엉ㅠㅠ)


신병을 앓았던 사람들이 내림굿을 하고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제가 직접 겪으니 또 새로웠습니다.


건강한 삶을 포기하고 살았던 제게 희망이 생겼습니다.

제 인생의 제2막이 올라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저, 열심히 정진하며 신령님들께 부끄럽지 않은 제자기 되겠다고 다시 한번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저와 같이 아픈 사람들을 위해 더 기도하고 나을 수 있도록 정성으로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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