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 주는 선물

오 헨리 단편선을 읽고

by 옥희




오 헨리 단편선을 읽고


오 헨리 지음/전하림 옮김


삶의 애환과 진실을 그린 작가


오 헨리


오 헨리의 본명은 윌리엄 시드니 포터 William Sydney Porter로, 1862년 9월 11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즈버러에서 출생했다. 세 살에 어머니를 잃고 친척 집에서 성장했으며 이후 텍사스와 오스틴, 휴스턴 등지에서 농장 일부터 시작해 약사, 점원, 교회 합창단원, 직공, 은행원, 기자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오스틴에서 만난 애솔 에스테스와 결혼해 딸을 얻어 평범하게 사는 듯했으나, 얼마 후 근무하던 은행에서 공금횡령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리고 보석으로 석방되던 중 도주하여 뉴올리언스를 거쳐 온두라스로 피신했다. 아직도 이 혐의의 진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나 오 헨리는 살면서 한 번도 자신의 입으로 이 일을 거론한 적이 없다고 한다. 결국 아내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돌아와 경찰에 체포된 그는 5년형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되었고, 약제사로 복역하면서 딸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처음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때 실명을 감추고 여러 필명을 사용했는데, 그중 하나가 '오 헨리'였다. 3년여 후 모범수로 석방된 그는 출소 후 뉴욕으로 이주하여 본격적으로 한 잡지에 일주일에 단편을 한 편씩 기고할 정도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다. 차후 그의 작품은 대중의 큰 인기를 얻었으며, 그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단편소설 작가가 되었다, 그러나 재혼에 실패하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등 행복하지 못한 말년을 보냈다. 결국 알코올 중독 등으로 인해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고 간경변증, 폐결핵, 당뇨병 등이 겹쳐 마흔여덟 살의 나이로 사망했다.


차례


마지막 잎새 어느 바쁜 브로커의 로맨스

크리스마스 선물 이십 년 후

경찰관과 찬송가 운명의 충격

낙원에 들른 손님 붉은 추장의 몸값

재물의 신과 사랑의 신 인생은 연극이다

메뉴판에 찾아온 봄 물레방아가 있는 교회

추수감사절의 두 신사 도시의 패배

녹색 문 시계추

개과천선

물레방아가 있는 교회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곡식은 곱게 갈리고,

밀가루 범벅이 된 방아꾼은 흥이 절로 난다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나머지 기적이 일어났다. 의자에 앉아 몸을 앞으로 기대고 있던 체스터 양의 얼굴이 갑자기 밀가루처럼 새하얗게 질리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치 꿈을 꾸는 모습으로 에이 그럼 신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그녀는 그에게로 팔을 뻗고 조용히 노래를 따라 불렀다. 그러더니 꿈을 꾸는 듯 몽롱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아빠, 아빠, 어서 와서 덤스를 집에 데려다줘요,"


피비 양이 오르간의 건반에서 손을 뗐다. 그러나 피비 양은 임무를 훌륭히 완수했다. 그녀가 친 건반이 굳게 닫혀있던 기억의 문을 허물어 버린 것이다. 에이브럼 신부는 잃어버렸던 딸 아글레이어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


마지막 잎새


무릇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존재는 곧 알 수 없는 곳으로 머나먼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영혼인 법이다. 죽음에 대한 환상은 이 세상과 우정에 묶여있는 끈이 조금씩 느슨해져갈수록, 존시를 더욱더 강하게 사로잡고 있는 듯했다.


날이 저물었다. 그리고 석양이 찾아올 때까지도 외로이 남은 담쟁이 잎은 꿋꿋하게 벽 위의 가지에 매달려 있었다. 그러고 나서 밤이 되자 북풍이 몰아쳤다. 오늘도 빗방울은 사정없이 창문을 두들기며 나지막한 처마를 따라 뚝뚝 흘러내렸다.

날이 밝자 존시는 냉정하게 수에게 커튼을 올려달라고 주문했다.

잎은 그 자리에 있었다.

존시는 한참 동안 그 잎사귀를 바라보며 누워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가스레인지 위의 닭고기 수프를 젓고 있던 수를 불러 말했다.


"수, 그동안 내가 나빴어. 저 마지막 잎새도 저렇게 끝까지 살려고 애쓰는데 ……. 그걸 보고 내가 얼마나 못됐었는지 깨달았어. 죽고 싶어 하는 건 죄를 짓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말이야. 수, 나한테도 수프를 조금 가져다줄래?


자, 존시. 저기 창밖을 봐. 저 벽에 붙어 있는 마지막 잎새 말이야. 너, 바람이 부는데도 저게 왜 한 번도 펄럭이거나 움직이지 않는지 이상하지 않아? 아아, 존시, 저게 바로 베어먼 할아버지의 걸작이야. 원래 있던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던 날 밤, 할아버지가 바로 저기에 그려 놓으신 거야."


감상


요즘의 난국을 생각할 때 고전이 주는 선물은 메마른 우리에게 인간적이며 따뜻한 정서를 회복한다. 너무나도 잘 알려진 오 헨리는 정작 제대로 운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사람이 어떻게 더불어 살아야 하는가를 보여준다. 경제가 발전하고 고학력자가 많아진 지금에 TV에서 보이는 지도자들의 언행은 눈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다. 사회 지도층들의 행태는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버리고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모르는 모양이다.

어쩌다 손에 책을 들 기회가 생긴다면 고전이 주는 넉넉한 정서와 따뜻함이 무엇인지 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보았다.

오랜만에 '바른 생활'책을 읽었다.




keyword
금요일 연재
이전 15화가슴에 새겨지는 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