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카프카를 읽고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김춘미. 문학사상. 2024
무라카미 하루키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했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고, 1982년 장편소설 『양을 쫓는 모험』으로 노마문예신인상을, 1985년에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윈더랜드』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했다.
1987년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를 발표, 유례없는 베스트셀러 선풍과 함께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키며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다. 1994년 『태엽 감는 새』로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했고, 2005년 『해변의 카프카』가 아시아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그 밖에도 『스푸트니크의 여인』 『댄스댄스댄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먼 북소리』 『이윽고 슬픈 외국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IQ84』 『기사단장 죽이기』 등 많은 소설과 에세이가 전 세계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06년에는 엘프리데 엘리네크와 헤럴드 핀터 등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는 프란츠 카프카상을 수상했고, 2009년에는 이스라엘 최고의 문학상인 예루살렘상을, 20011년에는 스페인 카탈루냐 국제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2년 고바야시 히데오상, 2014년 독일 벨트문학상, 2016년 덴마크 안데르센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하루키의 문학적 성취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춘미 이화여자대학교 영문학과 및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일본어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일본 도쿄대학교 비교문학 연구실 객원교수, 일본 국제문화연구센터 객원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일어 일본학과 명예교수이자 글로벌일본연구원 일본번역원장이다. 옮긴 책으로는 『일요일 오후의 잔디밭』『손바닥의 바다』『물의 가족』『밤의 거미원숭이』 등이 있다.
60대가 되어 15세가 되는 소년의 사건이 궁금하여 책을 손에 들었다.
내용
다무라 카프카는 열다섯 살의 생일에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열다섯 살 소년이 된다'라는 까마귀 소년의 말을 들으며 가출하기로 결심한다.
행선지를 시코쿠로 정하여 버스에 몸을 싣는다.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고 누군가 행방을 찾는다 해도 시코쿠로는 눈을 돌릴 일이 없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고 가는 중 휴게소에서 가까이 다가온 사쿠라를 만나 명함을 받는다. 다카마스에 도착한 다무라는 다카마스 시 교외에, 전통 있는 가문의 부자가 자기 집 서고를 개축해서 만들었다는 사립 도서관인 '고무라 도서관'을 찾아서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날도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운동 후에 저녁을 먹었다. 그 후부터 기억이 끊기면서 신사의 풀숲에 피투성이가 된 채 깨어난다.
내용
다무라 카프카는 열다섯 살의 생일에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열다섯 살 소년이 된다'라는 까마귀 소년의 말을 들으며 가출하기로 결심한다.
행선지를 시코쿠로 정하여 버스에 몸을 싣는다.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고 누군가 행방을 찾는다 해도 시코쿠로는 눈을 돌릴 일이 없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고 가는 중 휴게소에서 가까이 다가온 사쿠라를 만나 명함을 받는다. 다카마스에 도착한 다무라는 다카마스 시 교외에, 전통 있는 가문의 부자가 자기 집 서고를 개축해서 만들었다는 사립 도서관인 '고무라 도서관'을 찾아서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날도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운동 후에 저녁을 먹었다. 그 후부터 기억이 끊기면서 신사의 풀숲에 피투성이가 된 채 깨어난다.
도서관 직원인 오시마는 단정한 얼굴의 청년이었으며 한눈에 카프카가 가출한 고등학생임을 알아보게 된다. 사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오시마는 책임자인 사에키를 소개하고 카프카를 배려하여 도서관에서 숙식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사에키에 대한 얘기를 들려준다. 오시마는 카프카의 아버지가 살해된 기사가 실린 신문을 들고 카프카에게 보여준다. 오시마는 다무라에게서 카프카의 아버지가 오래전부터 카프카에게 했던 "너는 언젠가 그 손으로 아버지를 죽이고, 언젠가 어머니와 누나와 육체관계를 맺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는 저주의 예언을 듣게 된다. 그것은 오이디푸스 왕이 받은 예언이다. 위기에서 잠시라도 다무라가 쉴 수 있게 오시마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숲 속의 오두막에서 기거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육십 대 초반인 나카타 사토루는 1944년 전쟁 중 9살이었을 때 산에 버섯 따러 갔다가 원인을 알 수없이 실신한 후 기억을 잃는다. 원래 총명했던 그는 깨어난 후 계산도 할 줄 모르고 글도 모르게 되어 장애인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고양이와 대화를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그는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주면서 고양이 주인에게 사례비를 받으며 용돈으로 쓰기도 한다. 그러던 중 고양이를 잔인하게 죽이고 심장을 먹은 후 머리를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는 조니워커를 죽이고 고양이들을 구출하게 된다. 다무라가 신사의 풀숲에서 피 묻은 모습으로 깨어나는 동시의 시간이다. 나카타가 죽인 조니워커는 다무라의 아버지인 셈이다.
일상적인 능력을 상실한 늙은 나카타를 위해 순박한 트럭 운전사인 호시노가 나카타가 가야 할 종착지에 동행하게 된다. 내용의 시작이며 결론이었던 사에키가 완결된 자신의 이야기를 나카타에게 태워달라고 노트를 맡기며 죽게 되고 그 일을 마무리한 나카타도 숙소로 돌아와 죽음을 맞이한다.
압도적인 마지막 부분은 꿈틀거리는 흰 물체가 죽은 나카타의 입을 통해 기어 나오는 것을 호시노가 보게 되고 회칼을 이용하여 여러 번 찌르지만 죽지 않는 물체를 향해 '입구의 돌'을 내리쳐 끝을 본다. 호시노는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한 손에 보스턴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오며 나카타가 해야 할 일을 대신 처리해 주었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사에키가 남겨준 〈해변의 카프카〉그림을 들고 처음과 끝을 함께한 오시마와 작별을 한다. 다무라는 노가타에 있는 집에 홀로 남게 되었지만 학교로 다시 돌아가 가출의 종지부를 찍기로 한다.
"잠을 자고 다시 눈을 떴을 때, 너는 새로운 세계의 일부가 되어있을 거야."
이윽고 너는 잠이 든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너는 새로운 세계의 일부가 되어 있다.
책을 읽고
카산드라의 예언
아폴론 신은 트로이의 공주 카산드라에게 예언의 능력을 주면서 그녀의 육체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한다. 분노한 아폴론은 그녀가 하는 예언은 언제나 옳지만, 아무도 그 예언을 믿지 않을 것이라는 저주를 내린다, 늘 불길한 예언을 하는 그녀를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았으며, 경멸하고 증오했다. 카산드라의 저주는 우리의 의식이 맹렬히 거부하지만 언제나 들어맞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운명이란 끊임없이 진행 방향을 바꾸는 국지적인 모래 폭풍과 비슷해" 하고 까마귀라고 불리는 소년이 나에게 말하기 시작한다.
"넌 지금부터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열다섯 소년이 된다" 하고 까마귀라고 불리는 소년이, 잠들려고 하는 내 귓가에 조용히 속삭인다. 내 마음에 짙은 파란색 글자로 한 땀 한 땀 문신을 새겨 넣듯이. 주인공 다무라 내면의 또 다른 다무라가 까마귀라는 소년으로 함께한다.
주인공 다무라는 오이디푸스 왕처럼 저주의 예언을 피하려고 집을 떠났지만 결과적으로 예언은 실현되고 만다. 무의식은 다무라와 나카타를 비롯해 양성성을 가진 오시마, 비극적인 삶을 살아온 사에키가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묶는다. 무의식은 모든 생물과 무생물을 하나로 묶어놓는다. 만일 인간이 무의식의 폭력을 피할 수 없다면 우리는 삶에 대한 책임감을 어디에서 구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입구의 돌을 닫는 힘든 일을 누군가가 수행했기에 다무라가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고 소설이 결말을 내릴 수 있게 됐음을 안다. 주인공이 아니면서 어느 틈에 주인공이 되는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소설 속이라 하지만 15세의 질풍노도의 소년이 의식과 무의식 세계에서 겪어야 하는 일련의 일들이 혼동을 겪으며 갈피를 알 수 없게 만드는 것을 나이가 많을 경우 어떻게 할까를 대비하여 생각해 보았다. 나이가 많다고 보다 더 지혜롭게 상황을 정리해 나갈 수 있을까의 결론은 또한 의문으로 남겨둔다.
주인공 다무라가 학교로 돌아가 일상이 지속된다는 전제를 생각한다면 폭풍과도 같은 시기에 겪은 일들이 일생 동안 크고 작은 일들을 겪을 때마다 삶의 방향을 끌어줄 것이라 믿는다. 누구나 때에 맞춰서 강렬한 사건을 겪지는 않기 때문이다.
내게도 앞으로 남아있는 시간은 평범하지 않은 일을 평범하게, 평범한 일을 평범하지 않게 보낼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하며 소설같이 살고 싶다. 무료하여 사건이 주는 강렬한 시간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께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