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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희 Dec 02. 2023

가족이란


오래되어 빛바랜 하나뿐이 없는 우리 가족사진이다.

 먹고살기 힘든 시절이었다. 칼라도 나오기 전, 아버지의 부자 친구가 다녀가면서 찍어 주셨다고 했다. 사진 속의 아버지는 돌아가신 지 이십 년이 되어간다.

집안의 맏이인 내가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보니 가장의 무게로 얼마나 어깨가 무거웠을까 생각되어 가슴이 아려온다. 사업 실패로 빚쟁이에게 시달릴 때는 식구들 보기도 힘들고 처자식 거느려 앞날을 생각하면 무섭고 캄캄했을 것이다.  

 아버지에게 삶은 삶은 지나치게 고됐다.  

조금이나마 여유가 있었더라면 아버지도 폼 나게 사셨을 것이다. 

 공부를 뛰어나게 잘해서 촉망받던 학생이었다고 동네 어른들은 아버지를 전설처럼 얘기한다. 집안에 큰 재산이 없고 쌓아놓은 돈은 없다.  아버지는 우리에게 명예를 유산으로 물려주셨다.

 아버지를 생각할 때마다 나도 우리 애들에게 반듯한 부모가 되고 싶다.

가족은 서로 떨어져 어려울 때 특히 생각난다. 일일이 내 사정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혹시나 내 생각 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고. 그래서 일이 잘 풀리면 자랑스럽게, 잘 안 풀리면 고개 숙여 나타난다. 

 맏이인 내가 부모님의 삶을 지켜보며 자라왔기에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을 두고 아쉽고 그리운 마음뿐이다.

 이제 홀로되신 어머니를 돌봐드리며 어디선가 지켜보고 계실 아버지께 "어머니는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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